대전을지대병원은 왜 인튜이티브 ‘다빈치5’를 도입했나?

밀고 당길 때 느끼는 피드백 포함 150가지 이상 기능 개선…‘허브’ 활용 교육도 특장점 김창남 로봇수술센터장 “중부권 첫 역사이자 지표, 성과 바탕 발전적 행보 이어갈 것”

2024-12-30     오인규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중부권 최초로 로봇수술을 시행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술로봇 다빈치의 노후화로 한동안 답보 상태로 있었던 대전을지대병원이 오랜 인내의 기간을 넘어 미국 이외에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5세대 수술로봇 다빈치5를 전격 도입했다.

지난 16일 김창남 센터장(외과)이 이끄는 대전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다빈치5를 활용한 직장암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놀랄만한 발전을 이끈 최첨단 로봇을 바탕으로 암환자에게 더 정밀하고 완성도 높은 수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이를 바탕으로 로봇수술 활성화에 병원 센터의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다시 한 번 중부권 최초의 로봇수술의 역사를 쓴 최첨단 의료를 선도하는 영광을 반드시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창남 센터장<사진>은 최근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수술로봇이 너무나도 발전하고 있고, 계속 새로운 수술로봇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최신의 다빈치 모델인 다빈치5를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병원이 4세대 로봇인 다빈치 Xi를 사용하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에서 처음 로봇을 도입한 이후 불과 5개월 후인 2009년 12월에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다빈치 Si가 출시돼, 다빈치 로봇 도입에 처음부터 관여했던 센터장으로서 김창남 교수는 구입하는 시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현재 본원에서 사용하는 Si 시스템은 전국에 몇 대 남지 않은 구형 모델이고, AS 기간이 올해 12월까지가 마감인 절박한 상황에서도, 신형 로봇을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하겠다는 굳건한 마음을 가졌다”며 “이에 병원과 로봇수술센터, 관리팀의 적극적인 협조와 도움으로 전국에서 최초로 5세대 로봇인 다빈치5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존 4세대 다빈치 설계를 기반으로 최첨단 기술이 탑재돼 150가지 이상 기능이 개선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5는 로봇, 콘솔, 타워로 구성이 돼있고, 모든 구조물에서 에너지, 기구, 카메라, 밝기, 공기주입 및 배출기 등 세팅을 할 수 있다. 모든 구성 요소에서 그리기 기능이 가능하다.

추가로 획기적인 구조물 중에 하나는 허브(Hub)이다. 이는 AI를 통해 수술 영상을 분석하고 녹화해 개별화가 가능하고, 추후 앱을 통해 자신의 수술을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에 시행한 로봇수술을 직접 분석하면서 이에 근거한 술기 분석 및 개발을 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 센터장은 로봇수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교육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으며, 허브를 통해 교육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로봇수술을 배우기를 원하는 의사들을 허브를 통해 소수 초청해서 직접 원격으로 교육하는 것도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허브를 통해 수술화면을 전송하는 것이 훨씬 더 용이해서, 수술시연회(Live Surgery)를 시행하고, 참여 의사들이 강당이나 온라인으로 수술 장면을 직접 보면서 서로 토론하고 배워서 상호 수술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촉각 피드백 추가, 한번 세팅으로 복강 내 전 구역 움직임 기능 기대

한편 다빈치5 등장을 보며 큰 발전을 이뤘기에 암환자들을 위한 정밀하고 수준 높은 수술이 가능하리라 믿는다는 확신을 밝힌 김창남 센터장이지만, 평소 생각하는 미래 로봇수술이 궁극을 향해 더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도 궁금했다.

김 센터장은 “다빈치5서 기구를 밀고 당길 때 힘을 느끼게 하는 기능인 힘 피드백(Force Feedback)을 쓰며, 보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시대를 넘어서는 중대한 발전을 몸소 느꼈다”며 “하지만 조직을 잡을 때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 ‘촉각 피드백(Haptic Feedback)은 아니다. 매우 어렵겠지만 향후 기능이 추가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다빈치5 로봇팔의 움직임이 복강 전체의 영역에 대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움직임은 가능하지 않다는 정도 지적했다.

그는 “복강 내를 4개의 구역으로 구분했을 때 설치된 로봇팔은 약 2/4-3/4 정도의 구역에 대한 움직임만 가능하다”며 “로봇팔의 움직임이 360도에 걸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면, 이는 한번 세팅으로 복강 내 전 구역에 대한 수술을 편안하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15년의 셀 수 없이 많은 노하우, 과별 긴밀한 협조 속 공동의 발전도

2009년에 중부권 최초로 다빈치 수술로봇을 도입한 대전을지대병원. 2024년인 지금은 벌써 15년이 지났다. 도입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로봇의 활용도도 변해 왔다. 허나 중요한 사실은 단기간이 아닌 15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쌓아온 경험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큰 재산으로 물 흐르듯이 로봇수술은 우리의 몸의 일부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친숙하다는 것.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이루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주로 수술하는 외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의 긴밀한 협조 가운데 균형 있게 시행되기에 치우침이 없는 공동의 발전을 이뤄가고 있는 것도 큰 힘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창남 센터장은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로봇수술 분야에서 쌓아온 성과들이 중부권 로봇수술의 역사이자 지표로 남은 만큼 향후에도 발전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