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 ‘스펙트럼’ 임상 가치…하지정맥류 치료 새 지평 열다
의료용 접합제 활용 문제 정맥 봉쇄 방식, 수술 제거와 열 치료 환자군 대비 만족도 높아 서울성모병원 김장용 교수 “실제 환자 경험 정량화 제공, 객관 증거 갈증 의료진 큰 도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하지정맥류는 다리가 저리거나 무겁고 쥐가 나는 등의 증상이 일어나는 질환 특성상 치료 이후 정맥 폐쇄율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와 더불어 환자 개인이 느끼는 증상 개선의 만족도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최근 다양한 하지정맥류 치료법들 간의 ‘환자 만족도’를 정량화한 연구가 등장해 이목을 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메드트로닉이 발표한 ‘스펙트럼’ 임상 연구다.
이번 임상 연구 프로그램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6명의 하지정맥류 및 정맥성 하지궤양 환자가 참여해 정맥 치료 분야에서 수행된 가장 큰 무작위 임상 연구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4개의 의료 기관이 참여했다.
수술과 열 치료, 의료용 접합제를 이용한 비열 치료 등 다양한 하지정맥류 치료법들 간의 객관적 치료 효과 지표와 함께, 환자 만족도 및 경험을 정량화한 결과가 담겨있다.
본 연구는 무작위 대조 방식의 임상 연구 2건과 정맥성 하지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일군 임상 연구 등 총 3가지 세부 연구로 구성돼 있고, 2건의 무작위 대조 방식의 임상은 의료용 접합제를 이용한 비열 치료 치료군을 각각 수술 치료군과 혈관 내 열치료군과 비교해 ‘환자 만족도’와 ‘정맥 역류 제거’를 평가했다.
스펙트럼에서 환자 만족도를 정량화하는데 사용한 지표는 Venous TSQ와 AVVQ이다.
Venous TSQ는 초음파를 통한 정맥 폐쇄 등 객관적인 치료 결과 외에도 병원에서 제공하는 모든 치료, 교육, 후속 치료를 비롯해 환자의 자가 관리 등 치료 전반에 대한 환자들의 주관적인 만족도가 포함돼 있다.
이는 치료 후 환자의 만족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로, Venous TSQ를 통해 정성적인 평가에 그치지 않고 수치화해 환자 치료 경험을 보다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VVQ는 하지정맥류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환자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로, 환자의 증상, 정맥류로 인한 불편함,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정맥류 치료 전후의 변화를 비교하고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의료용 접합제를 활용해 문제 정맥을 봉쇄하는 방식은 수술로 문제 정맥을 제거한 치료군, 열을 이용해 치료한 환자군 대비 시술 전후 환자 만족도가 높거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료의 전 과정에서 환자 개인이 느끼는 만족도 및 관리 편의성 등에서 의료용 접합제를 활용한 치료군이 긍정적인 경험을 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성모병원 혈관외과 김장용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다리 저림, 부종, 통증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삶의 질 저해를 동반하는 질환이기에 치료법 선택 시 객관적인 치료 효과, 안전성과 함께 환자 만족도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나, 이는 매우 주관적인 부분이라 진료 현장에서도 근거를 갖고 환자를 상담, 치료 방법을 권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다양한 치료 방법들 간의 실제 환자 경험을 정량화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환자 만족도에 대한 객관적 증거에 갈증을 느끼던 의료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연구는 치료 방법의 진화 및 임상 현장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이기도 하다.
초이스외과의원 최찬중 원장은 “하지정맥류 치료법은 단순히 치료 결과만을 살피기 보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 및 일상생활 복귀 등을 고려해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피부를 절개하여 문제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 열을 이용해 문제 혈관을 태우는 열 치료, 열을 사용하지 않고도 문제 혈관을 봉하는 비열 치료까지 모든 치료법이 널리 사용되면서도 최신 치료법의 경험도 풍부한 선진 시장이기에 이번 연구 결과가 주는 시사점을 임상 현장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메드트로닉 베나실 치료법, 단순 의학적 효과 넘어 환자 경험 중심 발전
한편 메드트로닉이 진행해온 임상 이력을 보면 치료법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비열 치료 방법 중 하나인 메드트로닉 베나실은 2013년 첫 임상을 시작으로, 치료법 안전성 외에 삶의 질을 평가하는 항목을 추가하며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WAVES 임상연구에서는 하지정맥류 치료 후 삶의 질 및 일상생활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가 지표로 추가했으며, VeClose 5년 장기데이터 연구에서는 베나실과 고주파 절제술(RFA)을 비교해 5년 후의 정맥 폐쇄율, 안전성, 삶의 질 개선도를 평가했다.
하지정맥류 치료법의 진화는 단순히 의학적 효과를 넘어 환자의 경험과 만족도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메드트로닉의 ‘스펙트럼’ 임상 연구는 이러한 진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객관적인 치료 효과와 더불어 환자의 주관적 만족도를 정량화함으로써, 의료진들에게 근거 기반의 상담 도구를 제공하고 환자들에게는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됐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의학적 효과성과 환자 중심의 만족도를 균형 있게 고려하며, 보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진보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