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급성장, 국내 기업 활약 기대
인구구조 변동, 건강관리 수요 증가, 한국제품 및 기술력 선호 등 기회요인 주목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디지털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또한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관련 서비스 성장과 외국 기업들의 진출 확대 등 기회 및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프라와 법률 규정의 미비는 있지만 국내 기업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19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베트남의 인구구조 변동, 지속적인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 증가, 한국제품 및 기술력에 대한 현지 시장의 선호는 충분히 베트남 헬스케어 시장에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코트라는 지난 6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K-Med 엑스포 연계 의료기기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의료업체 84개사가 참석한 이 행사에 현지 바이어 306개사가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첨단 제품 시연과 관련 학술대회 내용에 현지 정부 및 의료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21년 National Digital Transformation Program by 2025를 발표했으며, 이는 2030년까지 베트남 국가 전반의 디지털 경제, 사회를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산업 분야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를 특정하고 있는데 헬스케어의 경우 8대 핵심 디지털 전환 대상 분야 중 하나이다.
또한 코로나19 펜데믹은 베트남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전반적인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의료를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됐고 이를 뒷받침해줄 인프라의 개선도 이어졌으며 이는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2023년 기준 8억 62만 달러에 이르며 최근 6년 동안 연평균 32% 수준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이러한 성장세는 2023-2028년 기간 동안에도 6%대 수준으로 지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디지털 피트니스 및 웰빙 △디지털 치료 △온라인 진료의 세 부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디지털 치료 부문의 매출 비중이 가장 컸으나, 2022년 디지털 피트니스 및 웰빙 시장의 매출액이 디지털 치료 분야를 역전하여 2023년부터는 상당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향후 2028년에는 해당 분야가 베트남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전체의 절반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피트니스와 웰빙 부문은 건강 상태진단, 건강 및 웰빙 관련 컨설팅 등과 관련된 서비스를 말한다. 병인에 대한 진단과 질병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질병관리 및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건강관리와 관련된 분야이다.
근래 이 부문의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은 베트남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포괄적 관점에서 건강(Wellness)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치료보다는 예방과 진단에 보다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의료기관(병원, 의원 등)을 통한 지원 이외에도, 주기적인 건강관리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및 의료/웰빙 서비스가 크게 확대됐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와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헬스케어 시장은 만성적인 투자 및 인력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베트남 주요 의료기관에서는 인프라의 부족으로 의료기록의 온라인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의료 기관 종사자들의 부족한 IT 활용 능력도 장애가 되고 있다. 의료 정보시스템 간 정보 연계를 위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더불어 의료 산업이 정부의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이며, 아직 초기 단계의 산업 분야로 신흥국인 베트남의 경우 특히나 법률과 규정이 미비하거나 변동의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ICT 인력 및 숙련된 의료 인력 부족으로 개발 관련 품질저하가 우려되는 점 등은 진출 시 유의해야할 사항이다.
이를 바라보며 코트라는 “의료수준이 열악한 베트남의 헬스케어 디지털 전환과정은 여전히 많은 어려움, 특히 기술 및 재정적 제약에 직면해 있어 다른 국가로부터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및 협업, 벤치마킹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과 역량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