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기법 익히는데 VR 도움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김현지 연구팀, 105명 대상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VR 시험군, 대조군 대비 자신감 높고 미니테스트 점수결과도 유의미하게 높아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제왕절개 수술기법을 익히는데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이하 VR) 시물레이션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교신저자), 김현지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의학 교육 도구로 VR 시뮬레이션에 대한 유의미한 효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체태아의학은 산모와 태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술 술기의 숙지가 매우 중요하고, 직간접적으로 풍부한 수술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 현상으로 전공의를 비롯한 피교육자들이 직접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횟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교육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태였다는 것.
이에 연구팀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 및 제왕절개술 절차에 대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아울러 프로그램의 교육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실습 중인 서울의대 3, 4학년 학생을 비롯해 수련의, 다양한 진료과의 전공의, 전임의 등 105명의 참가자를 VR 시험군 그룹(n=53)과 대조군 그룹(n=52)으로 무작위 배정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VR 시험군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 및 제왕절개술 연습에 중점을 둔 시뮬레이션 교육을 받았으며, 대조군 그룹은 임상 시나리오 설명 및 실제 제왕절개술 녹화를 포함한 비디오 강의를 시청하게 했다. 교육에 앞서 주어진 임상 상황과 수술에 대한 경험을 조사했으며 교육 이후 수술과 진료에 대한 자신감을 설문지로 답변하고 미니 테스트를 통해 객관적 지식에 대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교육 전 수술 경험 (횟수와 종류)은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교육 이후 VR 시험군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문진과 검사 선택 등) △집도의로서 제왕절개술에 대한 술기의 이해 △제왕절개술의 적응증 및 합병증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항목에서 모두 유의한 정도로 대조군보다 높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미니테스트에서 VR 시험군이 42점으로 대조군의 36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으며 VR 교육의 의미있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박지윤 교수는 “임상적 상황 및 수술에 대한 의학교육 도구로써 VR은 반복이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시대적 상황으로 다양한 환자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한 현재의 교육 환경을 극복할 수 있으며, 환자에게 직접 시행하기 전에 복잡한 술기를 숙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현지 교수는 “추후에도 다양한 산부인과 교육 내용을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대한 발명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름으로 특허를 획득 (발명자:박지윤)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 조성된 ‘SMART 시뮬레이션센터’에 도입해 앞으로 다양한 의료진에게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