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고요한 세계를 탐험하는 ‘마린보이’의 스쿠버다이빙

고대입학 30주년 홈커밍데이서 운명적 만남, 공황장애 극복부터 동료 간 신뢰감 형성 고대안산병원 김득일 원무팀장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위대한 한걸음’ 내딛길”

2023-11-22     정광성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스쿠버다이빙은 수중 명상이자, 나와 인간 세상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얻어보세요”

고대안산병원 김득일 원무팀장<사진>은 병원의 진료 프로세스 최전방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특히 병상자원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병상자원 관리를 맡아,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을 돕고 있다. 이와 동시에 병원은 물론 고대의료원 전체에서 ‘마린보이 루크’로 소문난 ‘스쿠버 다이버’다.

물론 처음부터 그도 ‘마린보이’는 아니었다. 김득일 팀장은 연구관리팀장이던 2017년 책임감으로 업무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퇴근시간 없이 밤을 새우며 무리하다 공황장애를 얻게 됐다. 

하지만 좋은 일과 나쁜 일은 함께 온다고 했던가, 지금은 그의 일상이 돼버린 스쿠버다이빙과 고대 입학 30주년 홈커밍데이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김득일 팀장은 “입학 3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에서 신입생처럼 동아리를 만드는데 마침 저희 학번에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있어 동아리가 생겼다”며 “물이 조금 무서웠지만, 여성 동기들도 하는데 내가 못하면 창피하단 생각이 들어서 군중심리로 체험 해봤는데 이게 취미이자 생활이 되버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는 그가 수영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처음 바다로 떠난 동해에서의 경험, 일명 ‘고요한 세계’에서의 ‘수중 명상’이 결정적이었다.

김 팀장은 “수영장에서 친구들과 훈련하고 동해에 처음 입수했을 때 금강산에서 연장된 울긋불긋한 바위들의 향연이 인상 깊었다”며 “누디브랜치라는 민달팽이‧물고기 떼‧가오리 등을 보면서 오리발을 차다 보니 나중에는 하늘을 날고 있는 건지 물속을 헤엄치는 건지 모르는 무아지경, 그 편안함에서 육지에서 고민이 별것 아니구나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스쿠버다이빙은 공황장애를 치료해 주고 고대의료원 및 보건산업계 스쿠버다이버를 육성하는 ‘PADI 마스터 스쿠버 다이버 트레이너’로서 활동하며, 업무에 있어서 스트레스는 해소는 물론 서로 협조가 더 잘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김득일 팀장은 “건강관리와 바이탈이 재중천 되니 이전과 달리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고대의료원 동호회에서 강사로서 의사‧간호사‧의료기술직‧행정직 등 다양한 직군과 팀 다이빙을 하는데 이때 형성된 라포덕에 서로 이해하며 업무 간에 이해‧협조가 잘 이뤄지는 효과가 있다”고 스쿠버다이빙의 장점에 대해 전했다.

또한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아쿠아 렁’이라는 호흡기를 만들어 스쿠버다이빙을 탄생시킨 ‘잭 이브 쿠스토’라는 프랑스의 발명가‧영화제작자‧환경운동가를 롤모델로 꼽으며, 자신의 주변에서는 그와 같이 영상을 찍고 쓰레기도 줍는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득일 팀장은 “잭 이브 쿠스토는 ‘사일런트 월드’라는 영화로 바다 세계를 소개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리우협약이라는 환경선언을 하도록 만들었다”며 “저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바다에서 쓰레기도 줍고, 영화는 아니지만, 다이버들의 사진‧영상도 찍어주고 있다. 우리가 아름다운 지구를 목격하는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게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쿠버다이빙,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아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김득일 팀장이 촬영한 몰디브 널스상어, 바다시험에서 '자이언트 스트라이드'를하는 교육생,
바다시험 후 자격증수료증을 받은 교육생들과 김득일 팀장, 다이빙리딩 모습.

아울러 그는 스쿠버다이빙이 교육만 제대로 받고 따른다면 절대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다며 고령자와 아동도 10세만 넘으면 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쉬운 취미라고 권했다.

김 팀장은 “고령자‧아동도 10세만 넘으면 할 수 있을 만큼 스쿠버다이빙은 절대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다”며 “수트만 입어도 물에서 가라앉지 않고, 부력조절장치까지 착용하면 심지어 잠수할 수 없어 웨이트라는 납덩이를 차게 된다. 커리큘럼대로 제대로만 배운다면 상어‧돌고래‧바다거북‧만타레이‧문어‧누디 브랜치‧열대어‧산호 등을 보고 만날 수 있는 놀랍고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레저”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고 배운대로 하지 않는 것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득일 팀장은 “장비는 호흡기‧부력조절장치와 강사에게 추천받은 마음에 드는 마스크 하나면 충분하고, 공기통은 대여할 수 있다”며 “스쿠버다이빙 전‧후의 인생이 달라졌다는 다이버들이 많다. 자기애‧애사심‧유대감 더 나아가 지구 환경보호까지 철학이 있는 레저인 만큼 더 많은 분들이 동호회 활동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어 김 팀장은 “보트에서 다리를 쭉 찢으며 바다에 입수하는 것을 ‘자이언트 스트라이드’라고 부른다”며 “용기를 내서 이 ‘위대한 한걸음’을 내디뎌 바닷속 경험을 통해 인생의 주체로서 풍요로운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길 바란다”고 환한 미소로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