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수술 후 유착방지 위한 적절한 대비책 필요
청담마리산부인과 이희영 원장, 방지제 제형 장점과 올바른 사용법 파악 중요성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출산 연령이 증가하면서 제왕절개 분만의 비율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이후부터는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로 분만하는 임신부가 더 많아졌다. 덩달아 제왕절개 분만 이후 산모의 예후 및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왕절개 후 유착방지에 대한 대비다.
이러다 보니 최근에는 임신부 커뮤니티 등에서 제왕절개를 앞둔 산모들 사이에서 유착방지는 필수 점검사항으로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유착방지제는 분만을 앞둔 임신부들이 제왕절개 수술을 상담할 때 많이 묻는 내용이기도 하다.
복막과 장기 들러붙는 유착, 산모 예후와 건강 영향 우려
사실 유착은 수술과 같은 상처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수술로 손상된 조직이 염증반응과 함께 치유되는 과정에서 복막과 장기가 들러붙는 현상인데, 복부 및 골반 수술에서 90% 이상 나타나는 흔한 합병증이다.
문제는 유착이 추후에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왕절개 후 유착으로 인해 소장폐색, 만성골반통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게는 이차성불임, 유착 박리 시 의도치 않은 장절개 가능성 발생 위험성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유착은 재수술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최초 이후의 반복된 제왕절개에서 태아가 분만될 때까지의 시간이 더 걸리고 수술의 난이도도 더 높게 만든다. 복부수술 경험이 없는 환자는 복부를 여는데 평균 6분 정도 소요되지만, 이전에 복부 수술을 받았던 환자의 복부를 다시 여는 데에는 평균 21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착방지제, 유착방지 필름부터 리퀴드, 겔까지 형태 다양
유착을 방지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유착방지제를 사용해 물리적으로 복막과 장기가 들러붙지 않도록 분리시키는 방법이다. 유착방지제에는 필름을 비롯해 리퀴드, 겔 등 여러 형태가 있고, 제품마다 적용되는 수술이나 기대효과는 다 다르다.
아직까지는 필름이나 멤브레인 형태가 임상적으로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입증됐고 상용화돼 있다.
일례로 세프라필름(Seprafilm)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유착방지 필름을 사용한 환자에서는 7.4%만 유착이 발생됐으나, 사용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48%에서 유착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태아가 만출 되는 시간 역시 유착을 예방한 환자에서 더 빨랐고(평균 5.7 vs 7.5분), 출혈량은 더 적었다.
적절한 형태·제형 사용해야 제대로 된 유착방지 효과 기대
유착방지제의 성분과 형태가 매우 다양한 만큼, 의료진이라면 각 제형의 장점과 올바른 사용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제왕절개 수술에 적합한 유착방지제는 △염증반응이나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며 △치유기간동안 체내에 존재해야 하고 △부착을 위한 봉합이 필요 없고 △혈액 내에서도 활성이 유지돼야 하며, △생체 내에서 분해돼 별도의 제거가 필요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유착방지제의 형태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용액형태의 경우에는 점도가 높아 사용이 쉬울 수 있으나, 체내에서 흘러내려 상처에 정확히 도포되기 어려울 수 있다. 유착방지기능을 하기 전에 다른 부위로 흘러 들어가거나 너무 일찍 분해되는 경우가 있다.
유착방지 필름일지라도 성분에 따라 친수성이 높아 수술부위에 잘 부착되는 필름이 있는가 하면, 완벽하게 지혈하지 않으면 고정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같은 형태이더라도 제품별 주의사항을 수술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