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최신지견

2016-08-29     의학신문

[의학신문-중앙대병원 공동학술기획] 류마티스관절염 최신지견

관해상태 유지돼도 항류마티스약 복용해야

▲ 최상태 교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질환 중의 하나이다. 일차적으로는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윤활막에 염증이 발생하는데,윤활막이 두꺼워지고 신생혈관이 증식하며, 이러한 염증들이 주변의 관절로 파급되어 관절의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방사선학적으로 골미란은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후 2년 이내에 약 60~70%의 환자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러한 뼈의 손상은 비가역적 변화이기 때문에, 최근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는 어떻게 하면 빨리 진단해서 빨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가에 있다.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약제들이 개발되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는 최근 수 년 사이에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확한 진단과 분명한 치료 목표를 정하여 다양한 약제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그만큼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진단분류기준 중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1987년 미국류마티스학회(ACR)에서 제정한 기준이다. 7가지 항목 중에 4가지 이상을 만족해야 하며, 반드시 6주 이상 지속되어야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진단기준은 병이 상당부분 진행해야 나타나는 증상들을 기초로 하고 있어서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 진단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수정하기 위해 2010년에 미국 류마티스학회와 유럽 류마티스학회(이하 EULAR)에서 공동으로 새로운 진단분류기준을 제시하였다<표1>.


새로이 제시된 2010년 ACR/EULAR 진단기준은 초음파나 MRI 및 항CCP항체, 적혈구침강속도, C-반응 단백 등과 같은 다양한 검사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다. 더욱이 많은 연구들을 통해 이 진단기준이 기존의 1987년 ACR 기준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 진단에 유용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다만 류마티스인자나 항CCP항체가 모두 음성인 혈청음성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에는 1987년 ACR 진단기준이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아직까지 항CCP항체 검사가 보험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부분도 실제 임상에서 참고할 부분이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약 10% 내외에서는 자발적인 관해가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병이 오랫동안 지속하게 된다. 따라서 장기간의 약물 치료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장기간의 약물 치료는 그만한 약물 부작용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표를 보다 분명히 하여 그에 맞게 약물을 조절하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는 T2T(Treatto-target)라는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목표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는 질병의 관해를 일차적인 치료 목표로 삼되, 관해에 도달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낮은 질병활성도를 치료목표로 하는 것도 가능한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관해 혹은 낮은 질병활성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3개월에 한 번 이상 질병 활성도를 평가해서 항류마티스 약물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관해 혹은 낮은 질병활성도 상태가 되면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2차 목표인데, 최소한 6개월에 한 번 이상 질병 활성도를 평가하여 약물을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증상 이외에서 다양한 전신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는데, 특히 질병 혹은 약물 치료 등으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의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관절 증상에 대한 치료와 함께, 심혈관계 질환을 포함한 전신적인 합병증 및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 및 물리치료 등 다양한 방법들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항류마티스약제(DMARDs)이다. 다양한 항류마티스약제들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많은 논의들이 있어 왔으며,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5년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한 치료 지침은 6개월의 증상 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조기 류마티스관절염과 진행한 류마티스관절염으로 구분하고, 질병활성도에 따라 적절한 항류마티스약제를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치료 지침에서는항류마티스약제의 선택에 있어서 특별한 금기가 없다면 처음에 메토트렉세이트를 단독으로 사용하고, 여기에 효과가 없을 경우에 다른 항류마티스약제들과 병합요법을 사용할 것을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는 이렇게 치료한 경우와 처음부터 병합요법을 사용한 경우의 장기적인 치료 효과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들을 기초로 한다.

그러나 유럽류마티스학회나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의 치료 지침은 질병 활성도가 높은 경우에는 오히려 처음부터 항류마티스약물들을병합하여 시작할 것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류마티스학회 치료 지침 역시질병 활성도가 높은 경우에 환자가 증상의 빠른 호전을 원한다면 초기부터 병합요법을 시작할 것을 허용하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효과를 보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약물 부작용에 비해 질병의 장기적인 예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아, 일반적으로는 항류마티스약제들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이나 질병의 급성 악화 때에만 잠깐 사용하고 가급적 빨리 줄여서 끊는 것을 권한다.

전통적인 항류마티스약제 사용에도 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즉 관해나 낮은 질병활성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단 우리나라에서는 최소 두가지 이상의 약제를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 이상 사용했음에도 효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만 생물학적제제의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생물학적제제로는 크게 항TNF제제, IL-6 수용체 차단제, CTLA4 융합단백, 항B 림프구 단클론항체 등의 주사형제제들과,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 중 JAK 경로를 차단하는 토파시티닙과 같은 경구용 제제가 있다. 이들 약제들끼리 치료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들은 많지 않으나, 여러 연구들을 간접적으로 비교해 보면 약제들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와 각각의 약제들의 작용 기전이나 약물 투여방법, 약물 부작용 혹은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하게 된다. 다만 한 가지의 항TNF제제에 불응성인 경우에는 다른 종류의 항TNF제제보다 다른 기전의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보다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약물을 줄여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하여 2015년 미국류마티스학회 치료 지침에서는 오랫동안 관해 상태에 있을 경우에 조심스럽게 항류마티스약제를줄여볼 것을 고려해 보도록 권한다. 다만 절대로 모든 항류마티스약제를 끊지는 말아야 한다.

2015년 발표된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 권고 사항도 이와 대동소이한데, 최소 6~12개월 이상 관해나 낮은 질병 활성도가 잘 유지되는 경우에 스테로이드, 생물학적제제, 항류마티스약제의 순서로 약을 줄여볼 수 있으나, 모든 약제를 끊지는 말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