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어 불참 흥행 참패 불 보듯, 코로나19 감염 위험성도 여전”
치산협 중심 부스 전액 환불 요구 VS 이미 10% 추가 인하, 협의 NO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감염병 확산에 대한 조치로 의료계의 학술행사 및 정기총회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온라인으로 변경돼 이뤄지는 케이스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1년 중 가장 큰 치과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6월 5~7일 개최로 불과 보름여 밖에 남지 않은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SIDEX 2020, 이하 시덱스)가 올해도 70여개의 강연과 1100여 부스 규모로 코엑스 행사 진행을 강행하는 움직임 속에서 참가 업체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때 잠잠해졌던 확진자 소식이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와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확진 등을 통해 재점화 되자 불만 섞인 의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환불을 두고 큰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시덱스 주최 측은 “참가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부-지자체의 방역지침을 상회하는 초고강도 방역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고 준수하겠다”며 “밀집도를 낮추면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회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강연장 정원제, 중계강의실 운영, 강의실 내 마스크 필수 착용, 비접촉 대면 치과건강보험 청구 상담 등을 실시하겠다는 것. 개인위생을 위해 학술대회 등록자에 방역패키지(KF94마스크, 페이스 쉴드, 손소독제, 라텍스 글러브)를 제공하고 집단식사가 불가하다는 지자체 방역지침 준수를 하기 위해 중식(도시락) 대신 2만원 상품권을 토요일과 일요일 증정하기로 했을 정도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움츠러들었던 치의학계와 치과산업계가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켜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고자 하는 업계의 요구도 크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스비 20% 환불 규정

반면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전시회 참가를 예정했던 신흥과 오스템 임플란트, 메가젠 임플란트 등을 포함한 83개 업체들은 불참 및 부스비 전액환불을 요청하며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최 측은 어떠한 협의도 없을 것이며 업무 방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미 부스비 10%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배포하는 등 힘겨루기 양상으로 까지 전개되는 모습이다.

물론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에 계획됐던 학술대회 및 보수교육이 전면 취소됐던 상황에서 치과의사들의 기대를 뒤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전시회 뿐만 아니라 종합학술대회 성격을 가진 시덱스는 강연과 포럼 그리고 필수과목 교육이 혼재한 큰 규모의 전시회인 만큼 당장의 연기나 취소를 결정하기에도 부담이 따른다.

시덱스를 주최하는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가 참가사 대표들에게 보낸 공문 일부 발췌

그럼에도 산업계는 올해 3월 행사를 취소하고 부스 참가 업체들에게 100% 환불을 약속한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키메스)처럼 대승적인 판단을 내려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부스비 환불과 더불어 국내 관련 대학의 후진양성과 우수인재 발굴을 통해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던 장학금제도를 올해도 그대로 지급하기로 결정하며 호평을 받은 KIMES 주최 측인 한국이앤엑스는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전시회로서 국내의료산업 발전과 의료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참가 취소를 계획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 A업체 대표는 “해외바이어 불참으로 흥행 실패가 확실히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 업체들도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위험도 끝나지 않았고 직원들 우려도 큰데, 손해 봐도 좋으니 부스를 빼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스 위치 변동 등 패널티와 불이익은 분명히 걱정되지만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겪을 막대한 피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업체 B사 관계자도 “코엑스는 국내 최대 전시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에 감염과 관련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며 “연기는 고려할 수 없는 것인가? 누구를 위해서 행사 개최를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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