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현저히 낮고 사회생활도 큰 지장
산정특례·치료제 급여화·교육상담료 지원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사회생활 및 학업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산정특례 및 생물학치료제 급여화를 적용하고, 관련 환자 교육상담료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오제세 의원이 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2019 중증 아토피 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한 국가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중증 아토피로 끔찍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분들이 분명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만 아직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아토피 환자분들이 피부로 느끼는 국가 지원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제가 보건복지부에 정책대안으로 제시했던 ‘중증 아토피피부염’ 질병코드 신설과, ‘희귀난치성 산정 특례’ 적용이 실현될 때까지 관심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아토피는 흔히 경증으로 치부되기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더구나 잘 낫지도 않아 환자들이 명의를 찾아 양방과 한방의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고 스테로이드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고 자료집을 통해 인사말을 남겼다.

박영립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 “지난해 성인 중증아토피를 주제로 토론회가 있었고 1년이 지났지만 현실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을 경감해주는 산정특례 소식도 신약의 보험급여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신약은 그림의 떡일 뿐이며 질병의 고통은 덜어주지만 경제적 고통을 더해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첫 번째 순서로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가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질병부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안 교수는 환자보고를 통한 중증도 측정에 사용되는 POEM으로 중증도를 다시 확인하는 방식을 통해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한 월 최대 지출의 평균을 분석했더니 POEM에 의한 아토피 중증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최대비용의 평균은 월 33.5만원, 극심한 중증환자의 경우 42.9만원(연간 59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치료법 별 최대 비용을 중증도에 따라 개별 분석할 경우, 의학치료에서 중증도에 따라 기울기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도가 클수록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이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실제적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의학치료 보장성 강화가 필요함에 대한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중증 아토피는 직접적 치료비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치료비도 크다는 논의도 발표 도중 진행됐다.

자료에서 제시된 통계에 의하면 환자들의 3/4는 보습제 등의 구입비를 치료비에 넣었다. 그러나 침구류 속옷과 같은 아토피 개선 생활용품, 아토피 유발 음식 회피를 위해 추가로 소모하는 식품구입비 등은 절반 혹은 40%의 환자들이 치료비용이라고 답변했다.

안 교수는 “특이한 점은 처음에 아토피 개선 생활용품의 사용은 치료에 선택한 사례가 매우 드문데 사용한 치료법을 복수로 나열하게 하면 4위에 이르고 그 경험비율이 50%를 상회한다”며 “이는 환자들이 주된 치료법으로 인식하지는 않지만 절반 이상이 아토피 개선 생활용품 구입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안 교수가 제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토피 중증도가 높을수록 환자들의 결혼경험, 직업이 없는 비율이 높았다.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연중 결석이나 결근을 했다고 밝힌 응답자의 비중은 적지 않았고 중증도에 따라 늘어났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장용현 경북대 의대 피부과 부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산정특례 및 생물학 치료제 급여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교육상담료 신설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장 교수는 “아토피 진료비의 10%만 환자가 부담하게 하는 동시에, 좋은 생물학치료제가 보험 적용될 수 있게 하고, 교육상담료가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중증 건선은 산정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아토피는 경증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발표 자료에 의하면 중증도 및 중증 아토피피부염 성인 환자 대상 임상 연구에서 가려움을 경험한 환자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다수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경험했고, 매일 가려움증이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가려움증이 하루에 최소 12시간 이상 지속된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장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만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질환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아토피피부염이 알레르기성 결막염, 천식, 음식 알레르기 등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병률은 천식 30~60%, 알레르기성 비염 35~66%, 음식 알레르기 40%다.

장 교수는 “다만 듀피젠트 주사를 맞으면 정상적인 피부에 가깝게 호전되고 가려움증으로부터 해방되지만 2주에 한번 맞아야 효과가 있고 이는 한 달에 21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라며 “따라서 산정 특례와 생물학적 치료제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장 교수는 “제가 대구에서 15년간 운영 중인 교육프로그램 피드백을 보면 99%의 환자 만족감을 표했고. 70%가 질병의 이해로 인해 아토피 호전됐다고 보고했다”며 “정부가 교육상담료를 신설하면 성인 경증 아토피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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