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방송 논란 이후 첫 공식석상 언급…해소 노력과 자정활동 지속전개

간호관계자들이 간호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던 ‘태움’을 공식토론회 자리서 처음으로 언급하고 경직된 조직문화 척결을 위한 정면돌파 의지를 다졌다.

간호사 ‘태움’이란 지난 7월 ‘간호사의 고백; 나는 어떻게 나쁜 간호사가 되었나’라는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이슈가 된 소위 ‘태운다’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간호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표현한 말이다.

이에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 무너지는 환자안전’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그동안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이러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지정토론에 나선 대한간호협회 곽월희 이사는 태움 악습을 없애기 위해 간호협회 차원에서 노력을 지속해 왔지만 현재도 ‘태움’이란 용어가 존재하는 것은 원인이 어디에 있든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곽월희 이사는 “산하단체인 병원간호사회를 중심으로 2년 주기로 병원간호사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통해 간호사들의 근로조건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시대상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간호문화 확립을 위해 2007년부터 간호문화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간호협회는 신규간호사들의 업무부적응 현상에 주목, 1년 미만의 신규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복돋우기 워크숍’과 5년 이하의 경력간호사들에게는 ‘행복찾기 워크숍’을 지회 중심으로 개최한 바 있으며 특히 경력 3년차를 위한 ‘Cheer-up, Refresh’ 프로그램을 개발·실시해 ‘간호사가 행복하고 환자가 안전한 사회’라는 협회비전을 달성하려 노력했다.

이어 곽 이사는 태움을 뿌리 뽑으려면 협회의 노력과 더불어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인식 개선과 지원 방안 마련, 간호사들 스스로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간호사는 물론 경력간호사들도 벅찬 업무, 결혼과 육아라는 장벽 앞에 좌절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 국회, 병원경영자 모두가 잘 훈련된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그는 “간호사들 스스로도 상황에 적합한 대처능력과 소통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토론회를 공동개최한 정춘숙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유지현 위원장도 이 같은 현상을 간호사 개인의 문제로 남겨두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춘숙 의원은 “간호사에게 행해지는 묵인된 괴롭힘의 실태들이 고발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며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채 병상과 환자들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근무시간 증가, 야간진료확대 등으로 피로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위원장 또한 “숭고한 희생의 대명사로 알려진 간호사들이 입사와 동시에 사직을 꿈꾸고 임신순번제와 같은 비인권적 현실을 통해 병들어가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