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 현재 의료·제약 업계를 보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란 속담이 떠오른다.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보내야 했기에 2분기에는 어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여러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마음만 앞서는 것처럼 보인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급변했다. 너도나도 ‘공유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던 것과 정반대로 사람과 사람이 직접 접촉하지 않음을 뜻하는 ‘언택트(Untact)’라는 단어가 라이징 키워드로 떠올랐다. 산업 전반에 걸쳐 IT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가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기자간담회 또한 이러한 흐름을 빗겨나갈 수 없었다.

한국애브비는 지난 4월 22일 ‘벤클렉스타’ 관련, 한국노바티스는 지난 4월 29일 ‘키스칼리’ 관련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기자들은 모두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으로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식순은 사회자의 간단한 제품 소개, 제품에 대한 교수 혹은 연구원의 강의, 그리고 마지막에는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간담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영상재생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했으며 인터넷 환경이 불안정한 외부에서 접속 시 원활한 소통이 어렵기도 했다. 또한 온라인간담회 참석과 동시에 전화 업무나 즉각적인 업무지시까지 감당해 내야 했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일부는 아직은 기술적인 한계일 수도 있고 기자 개인의 성향에 따른 불편함일 수도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비대면 업무가 가진 한계와 단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온라인 진행 시 커뮤니케이션에 쓸데없는 방해요소들이 생기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들을 볼 수가 없다.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며, 소위 ‘발로 뛰는’ 기자들에게는 그 단점이 더 크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료계와 제약계는 온라인 맹신론으로 가는 것만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환경적 문제, 목적성 문제, 그리고 기술적 문제를 종합해보면 온라인 행사를 주로 진행하는 것은 관심과 정보 두 가지 모두 놓치는 것이다.

아직은 종식이 불투명한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등장할 또 다른 감염병에 대한 대비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을 무대로 산업이 변화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를 본다면 산업의 온라인 전환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우려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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