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별 PK 데이터 기반으로 맞춤치료 가능…혈우병 환자 일상 생활 가능하게
국내 급여기준과 허가 기준이 달라 걸림돌로 작용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장기지속형(Extended Half-Life, 이하 EHL) 제제인 애디노베이트는 환자별 PK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치료가 가능하고 혈우병 예방 요법에 효과가 좋은 치료제입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진 교수와 로열런던병원 혈우병센터 다니엘 하트 박사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혈우병 환자들이 비환자와 다를 바 없는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상적 예방요법을 위해 애디노베이트는 좋은 선택지라고 밝혔다.

다니엘 하트 박사<사진·좌>는 "혈우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혈을 예방하는 것이며 특히 무릎이나 발목, 팔꿈치 등 관절 출혈과 함께 두개골 내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러한 출혈 예방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혈우병 환자들이 비환자와 다를 바 없는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혈우병 환자들이 관절 출혈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특징적이고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약물동력학적(Pharmacokinetics, 이하 PK)인데 이는 체내에서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하는 과정을 수학적을 예측하는 것으로, 투여된 약물이 체외로 빠져나가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8인자의 경우 정확한 PK를 확인하기 위해 10번 정도 혈액 샘플 채취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2-3회의 혈액 샘플 채취만으로 환자의 PK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myPKFiT이다.

최은진 교수는 "myPKFiT는 표준 반감기(Standard Half-Life, 이하 SHL) 제제인 애드베이트와 EHL 제제인 애디노베이트를 사용하는 환자 모두 사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환자 개인의 PK를 파악하고 용량과 투여 주기 결정에 도움을 받는다"며 "또한 myPKFiT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환자가 직접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순응도가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트 교수도 "myPKFiT은 그래프를 통해 환자의 PK 프로파일을 보여줌으로써 보다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모르고 있던 내용에 대해 파악할 수 있으며, 혈액 내 응고인자가 유지되는 시간과 약물 투여가 필요한 시점 등에 대해 자세하게 상담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이엘 하트 교수는 "출혈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순응도가 낮고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서 myPKFiT을 통해 본인의 PK에 대해 교육하고 EHL 제제로 전환한 환자에서 출혈이 멈춘 경우가 있었다"며 "환자가 본인의 삶에서 지금처럼 출혈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피드백을 줄 만큼 EHL 제제는 출혈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고 EHL 제제 애디노베이트에 대한 장점을 강조했다.

다니엘 하트, 최은진 교수는 애디노베이트가 환자별 PK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치료가 가능하고 혈우병 예방 요법에 효과가 좋다고 강조했다.

최은진 교수도 "애디노베이트는 반감기가 연장된 만큼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어 SHL 제제를 주 3회 투여 받았다면 애디노베이트는 주 2회 투여로 예방요법이 가능하다"며 "주 1회라는 수치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1년이면 52회의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은진 교수는 "애디노베이트는 예방 요법에서 효과가 좋은 약물이지만 국내 급여 기준은 20-25IU/Kg으로 임상 연구에서 사용된 용량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8인자 치료제의 사용량이 적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러한 급여 기준의 한계로 인해 환자 개인별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용량을 조절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은 영국과 달리 EHL 제제의 급여용량과 허가용량에 차이가 있어 진료현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영국은 의료진의 판단 하에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처방 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 할당량이 제한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현재 애디노베이트 등 장기지속형(Extended Half-Life, 이하 EHL) 제제의 급여 기준(20-25 IU/kg, 주 2회, 중증도 이상의 출혈 시 30 IU/kg)이 허가 용량(40-50 IU/kg, 성인의 예방요법 기준)의 절반 수준으로, 급여 용량 내에서 모든 환자에게 개인별 맞춤 치료를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최은진 교수는 "혈우병 치료 전략은 과거 출혈이 발생하였을 때 치료제를 처방했지만, 현재는 예방요법으로 치료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며 "환자의 PK 프로파일이나 라이프 스타일, 활동 수준에 따른 처방에는 어려움이 있어 이러한 안타까움을 해결하기 위해 혈우병 연구회에서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은진 교수는 "예방요법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부족한 용량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한다면 환자들이 사회생활에 참여하지 못해 오히려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급여용량으로 처방 받은 환자에서 출혈 발생 등의 케이스를 모아 건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니엘 하트, 최은진 교수 모두 혈우병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혈우병 환자들도 평범한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니엘 하트 교수는 "혈액 내 응고인자 수치가 15% 이상이면 대다수의 환자들이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며 "10년전만 해도 이러한 목표를 이야기하면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현재는 충분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EHL 제제가 이러한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은진 교수<사진·우>도 "소아과 의사이다 보니 신생아때부터 혈우병을 진단받는 환자들을 자주 보게 되고 이 때 부모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데 ‘혈우병이라는 질환이 이 아이가 삶을 살아가는데 발목 잡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 라고 항상 이야기한다"며 "혈우병 환자들이 관절 출혈 없이 비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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