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연구원, 전분화능줄기세포 이용 스크리닝 플랫폼 마련…신약후보물질 10-DEBC 발굴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광범위약제내성결핵균 대응 물질 스크리닝 기법을 개발, 결핵신약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현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보건연구관)은 전분화능줄기세포를 활용해 마크로파지를 대량으로 생산, 결핵균 스크리닝 플랫폼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년간 국립보건연구원 창의도전과제를 통해 전분화능줄기세포를 분화시켜 인간 마크로파지 세포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제작된 마크로파지가 사람에게서 직접 채취한 마크로파지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에 연구팀은 결핵균이 인간 마크로파지 내에 잠복하여 약물을 회피하는 성질에 착안, 인간 마크로파지에 감염된 결핵균을 제거하는 결핵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고안했다.

기술 모식도

연구팀은 줄기세포 유래 마크로파지에 결핵균을 감염시킨 후, 활성 화합물과 기존약물로 구성된 3716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처리해 마크로파지 세포에는 독성이 없으면서 숨어있는 결핵균만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항결핵 신약후보물질 6건을 발굴했다.

이후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와 협력해 연구, 신약후보물질 (10-DEBC)이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10-DEBC가 줄기세포로 제작된 마크로파지에 감염된 결핵뿐만 아니라 인체 유래 마크로파지에 감염된 결핵균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선별된 약물의 효능을 입증함으로서 스크리닝 플랫폼의 정확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저널인 셀(Cell) 자매지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에 게재됐다.

김성곤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결핵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제시하고 실제로 인체유래 세포에 효능이 있는 항결핵 물질을 발굴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발된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은 결핵뿐만 아니라 마크로파지의 살균작용을 회피하는 다양한 미제 감염원 약물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발굴된 결핵신약후보물질은 동물실험 등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임상 적용 등을 위해서는 후속연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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