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는 일본산 쌀과 물로 만든 발효주

[의학신문·일간보사] ▲주류(술)의 정의= 한국, 일본의 조세법에서 모두 에틸알코올 도수 1도(1%) 이상이 함유된 음료수를 칭한다. 일본 주세법 상에서 사케(清酒)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쌀, 누룩,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것으로 알코올 도수 22도 미만으로, 2)쌀, 누룩, 물 및 청주지게미, 그 외의 적량에 의하여 정해진 물품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것(그 외의 물품의 중량이 쌀 중량의 50% 미만)이며, 3)반드시 쌀을 사용할 것과 반드시 걸러낼(소죠우) 것 두가지 사항이 포함되어야하는 것이다. 향기, 색상, 성질 등에서 청주와 유사한 혼성주인 합성청주(合成清酒)도 일본주에 포함된다.

▲사케의 용어 표시= 사케는 일본어 술 주(酒)자를 훈독으로 읽은 것으로, 일본에서는 보통 니혼슈(日本酒) 또는 세이슈(清酒)라고 부르고,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케(sake)라는 발음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sake 또는 sakí라 표기하며, 서양권에서도 그 자체로 고유명사화 되었고, 제조사에 따라 rice wine이라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어도 발음 그대로 сакэ라고 한다.

사케(清酒, 청주)와 쇼츄(焼酎, 소주)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조과정을 알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사케는 쌀과 누룩 그리고 물을 원료로 발효시켜 만드는 발효양조주이고, 소주는 쌀, 보리, 고구마 등을 발효시킨 후, 이를 증류해서 만든 증류주이다. 쉽게 말해 사케를 끓여서 증기를 모아내 만든 것이 쇼츄. 비슷한 예로 와인을 증류해 만든 브랜디와 비슷하다. 다만 쌀이 주원료가 되는 사케와 달리 쇼츄는 쌀 외에도 고구마, 감자, 밤, 보리 등 다양한 곡물로 만들 수가 있다.

일본에서 생산된 쌀과 일본에서 취수한 물을 이용해 일본에서 생산한 술만이 니혼슈(日本酒)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은 아직도 확실하다.

그래서 향후 이 규정의 개정이나 변경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미국이나 호주, 베트남 등에서 생산된 청주 또는 rice wine은 니혼슈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코냑(브랜디)이나 샴페인(스파클링 와인)처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산지와 품질을 연결 짓는 지리적 표시제에 기초한 것으로 해당지명을 산지 이외의 상품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래서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sake는 외국산청주(外国産清酒) 혹은 외국산 일본주(外国産日本酒)라고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일본외 나라에서 sake를 생산하는 나라는 노르웨이, 영국, 스페인, 캐나다, 미국, 브라질, 중국, 한국 등이다.

▲사케 명칭의 유래= 종종 일본 술을 주제로 한 신문기사나 인터넷의 음식 및 역사 관련 정보 등에서 사케의 어원이 우리말‘삭히다’에서 온 것이니 일본 술은 우리 우수한 한민족이 일본에게 전수해 준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케(サケ)라는 단어는 고사기와 일본서기 등에서도 여러 번 나오고 있으며, 또 사케라는 단어뿐만 아니라 미키(ミキ), 쿠시(クシ), 미와(ミワ) 등의 단어도 모두 술이라는 의미로 쓰여 있다.

일본의 술 역사는 삼국지 속의 위지왜인전(魏志倭人傳)에서 당시의 왜인들을 가리켜 인성기주(人性嗜酒, 사람들이 술을 즐겼다)라고 할 정도로 오래됐다.

따라서 사케라는 단어를 굳이 한반도에서 들여와 술의 명칭으로 쓸 이유나 근거가 전혀 없다. 또한 사케라는 단어 자체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歌集)인 7~8세기의 만엽집(萬葉集, 만요슈)에서 술을 찬미하며 언급한 栄え水(사카에키-훌륭한 물이라는 뜻)’라는 말이 변형됐다는 설이 강력하다.

사케가 한반도에서 유래된 술이라고 주장하는 가장 큰 근거는 고사기에 기록된 知醸酒人・名仁番, 亦名須須許理等, 参渡来也。故是須須許理、醸大御酒以献라는 문장 때문이다. 뜻을 풀이하면 ‘누룩으로 술 빚을 줄 아는 (백제인) 인번(仁番) (백제인으로서 별명이 수수허리(須須許理)라고 한다. 수증기리(須曾己利)라는 기록도 있음. 응신(應神) 때 진조(秦造)의 조(祖)로서 술을 잘 빚었음)을 비롯하여, 여럿이 도래하여 (일본 천왕에게) 대어주(大御酒)를 만들어 바쳤다’가 된다. 그런데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일부 사학자들이나 언론, 양조 전문가들은 이 문장을 곡해해서 ‘인번이 술 만드는 법을 일본에 전수해줬다’ ‘백제의 소곡주(小麯酒)가 사케(청주)의 원조다’ ‘인번은 일본에서 주신(酒神)으로 추앙받고 있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물론 이것들은 모두 거짓, 날조이다. 사케는 헤이안(平安) 시대부터 일본의 사찰에서 만들던 소보슈(僧坊酒)로부터 변화를 거듭하면서 ‘청주’라는 이름 그대로 맑은 술로 정립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탁주가 주를 이뤘다. 또 백제인 인번 이전에 당시의 오진 천황(天皇)에게 쿠즈(国樔)라는 부족이 누룩으로 빚은 감주(醴酒)를 헌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참고: http://cafe.naver.com/jejuyeast/1361, http://blog.daum.net/dang-n/709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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