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협의회, '요소 분석 미흡-의도적인 왜곡이다' 반박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의료이용지도를 통해 중소병원이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지리적 요소에 대한 충분한 원인 분석이 없고, 잘못된 전제하에 결과를 짜 맞춘 통계의 오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의료이용지도 연구결과에 대해 오류가 있다는 내용에 성명서를 2일 발표했다.

협의회는 “300병상 이하의 중소병원으로 인한 지역의 사망률 증가 발표는 여러 가지 논리적 오류를 가지고 있다”며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지역, 즉 의료취약지역의 사망률이 높다는 통계 결과를 마치 중소병원의 사망률이 높은 것처럼 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속초와 영월 지역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지리적 특성상 고립되어 중증 및 응급환자들의 이송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지역에 필요한 의료시설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헌상 300병상 이하의 병원에서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률 비교통계는 동일 질환의 치료, 주로 활력 징후를 다루는 심혈관 질환, 암성 질환의 각각에 대한 치료성적 비교이며, 같은 조건에서 재정적 규모가 부족한 종합병원일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다.

하지만 협의회는 “이러한 연구결과는 지역적인 문제나, 병원 규모에 따른 중소병원의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주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사실”이라며 “건강보험공단의 발표는 의료 취약지의 지리적인 문제를 병원의 규모와 연계하여 마치 중소병원으로 인해 지역의 사망률이 증가한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모의 경제학은 주로 종합병원에서 적용되는 내용으로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 이것을 중소병원에 확대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2003년 김용익 이사장 등의 ‘공공성 부여를 통한 중소병원지원’ 2015년 진흥원의 ‘중소병원 경영지원 및 정책개발 사업 보고서’에도 규모의 경제학이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내용임을 적시하고 있으나, 건강보험공단은 의도적으로 이를 ‘중소병원’으로 곡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병원은 대장항문질환, 여성질환, 소아질환, 척추 관절 등 특성화돼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망률 통계의 주된 비교 질환들을 다루는 병원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여러 전문 분야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 종합병원과 달리, 중소병원은 주로 2~3개 진료 분야에 국한된 지극히 전문화된 병원의 형태를 보인다”며 “따라서 건강보험공단이 주장하는 중소병원과 연관한 사망률에 관한 연구의 적용은 종합적인 진료를 시행하는 병원에 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병협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사망률이 대형병원보다 높다는 주장을 하려면 동일 질환에 대해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의 사망률을 비교해야 한다”며 “건강보험공단이 주장한 연구결과에 확신이 있다면 외과 전문병원과 대학병원, 척추 전문병원과 대학병원의 사망률을 직접 비교해 어느 쪽이 사망률이 더 높은지 공개해야 한다”고 연구결과의 신뢰성에 큰 불명예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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