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후 이틀째 협상 합의 못이뤄 - 일부안 조정하면 노조서 다른 요구안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전남대학교병원이 환자의 안전한 진료를 위해 노조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 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합의를 못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병원은 3년 만에 다시 발생한 메르스로 인해 지역민의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 때의 악몽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지역거점병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파업 첫 날(12일)과 둘째 날에도 노조측과 협상을 가졌다.

이삼용 병원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와 관련 부서 직원들은 파업을 초래했던 요인들을 밤새워 재검토하고, 보다 수용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꼬여진 협상의 실타래 풀기에 나섰지만 이틀간의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다음 협상을 기약해야 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보건직 등 신규채용직급 상향, 상향평가제 도입, 수습기간 단축, 결원 발생기준 1~2개월 전 보충 등 10여개 사안에서 일부 합의를 형성하였으며,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부족인력 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부분에 있어서는 이견을 좁혔다.

그러나 노조는 정회 후 속개된 회의에서 인력충원 확보, 간접고용 문제, 고용직의 원무직 전환 기간 단축, 야간 근무자 적치휴가 신설 등의 쟁점사항을 추가로 들고 나왔다.

결국 노조측의 양보 없는 추가 요구만 늘어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섭이 무의미하다 판단하여 다음날 오전에 다시 속개하기로 하고 협상을 종료했다.

전남대병원의 노사협상이 그 어느 해 보다 어렵게 진행되고 이유로 가장 중요한 안건인 임금인상 문제도 이견 없이 사실상 합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경제적 부담이 큰 복지문제를 한꺼번에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대병원측은 “임금 뿐만 아니라 직원 복지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병원도 이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노조측의 감정노동휴가 5일, 간호사 밤근무자 처우개선을 위한 적치휴가 평균 7일, 가족돌봄휴가 2일 등 유급휴가 확대 및 과도한 인력확충 요구 등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병원측의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유급휴가 확대에 대해 병원은 교육부 감사 결과 지적 사항 및 국립대병원 등 유일하게 우리병원만 존재하는 생리휴가 무급화와 연계하여 주장하고 있으나 노조측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 과도한 인력확충 요구안이다. 부족인력 충원은 인력필요성, 정원확보 여부 및 인력배치 계획 등을 고려해야 하기에 병원은 노조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인원 수를 노조의 기준대로 확정하여 합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타 간접고용의 정규직화에 따른 임금체계 합의 요구, 무기계약직 처우개선 등 인사 및 경영권의 본질적인 부분 및 비용이 과도하게 수반되는 요구로 전적으로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보유자금 감소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병원의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데다 국립대병원으로서 정부의 승인없이 자체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요구안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전남대병원측은 “난항 속에서도 전남대병원은 하루속히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조와 계속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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