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박람회 신규 채용 계획에 다국적사 전무, 공장철수 등 ‘역행’
다국적 일부 박람회 성과 폄훼 ‘소문’, ISO37001 도입 약속 취소도
시장 몫 만큼 사회적 책임 다해야, 정부 정책파트너 인정은 토종 역차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다국적제약사들에 대한 토종 제약업계의 심사가 편치 않다. 시장의 반은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청년 일자리 제공 등 사회공헌엔 뒷짐 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특히 성황리에 끝난 ‘제약·바이오 체용박람회’에 대해 험담하고 다닌다는 소문까지 돌며 그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도한 ‘2018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는 기업들의 높은 참여의식과 취업준비생들의 폭발적 관심속에 대박수준의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각 기업들의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실질적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박람회에선 113개 기업이 올 하반기 3000명 정도의 신규 채용계획을 발표, 올 한 해 동안 지난해 대비 53% 늘어난 6000명의 신규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그러나 이번 신규 채용계획 발표명단에 다국적제약은 단 한 곳도 없다. 제약바이오협회가 주도하긴 했지만 비회원사인 바이오업체들이 다수 참여한 반면 회원 가입돼 있는 다수 다국적제약 가운데 참여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KRPIA 소속 미, 유럽계는 물론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주로 소속된 일본계 제약도 이번 행사를 외면했다.

채용 문제에 관한한 다국적제약은 우리 사회의 기대를 철저히 외면해 왔다. 다수의 다국적제약이 국내에서 공장을 가동하며 생산을 직접 해 왔으나 인건비 등을 이유로 대부분 철수, 현재는 일본계제약 오츠카만이 국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국적 제약은 이같이 공장을 철수하며 생산인력수를 대폭 감축했고, 지금도 툭하면 ERP(희망퇴직프로그램)라는 명목아래 적정인원수를 조정해 가며 1인당 매출 극대화의 실리 창출에만 열을 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국내 제약 대관 담당자들 사이에서 다국적제약쪽 사람들이 국회 관계자들에게 이번 채용박람회에서 발표된 신규채용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식의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다닌 다는 이야기가 돈다는 것.

이에 대해 국내 제약업체 한 대관 담당자는 “각 제약사들이 전한 신규채용계획을 합산, 발표한 것으로 과장이 있을 수 없다”며, “성과를 폄훼하려는 의도가 엿 보인다”고 지적하고 “사실상 약품 수입상으로 가장 큰 사회적 관심사인 청년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역행해온 다국적제약사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흥분했다.

한편 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의 약속불이행도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GSK, 한국얀센 등 다국적제약사들은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ISO37001((국제표준 반부패 경영시스템) 도입·인증에 동참키로 했었는데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본사 윤리경영 지침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애초 그럴 것이면 참여한다는 약속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다. 프랑스 계열 게르베코리아는 시장 독점을 무기로 자사 리피오돌 약가에 대해 500%인상을 요구, 무리를 빚었다. 그런가 하면 외국에서 개최된 국제 학회 참가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만찬을 열고 그 비용을 현지 법인이 지불하며 법망을 빠져나갔다는 보도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은 그동안 공언해온 국내제약사들에 대한 기술이전이나 국내산업 발전을 위한 예산투자, 고용창출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산업발전을 위한 노력에 무임승차 하려 하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가 이런 다국적제약사들을 국내 제약업계와 동등한 정책 파트너로 대우해주는 것은 오히려 국내 제약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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