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IP 연구통해 16.2% 완치율 얻어내…바이러스 억제와 면역력 증강 동시
바라크루드가 면역학적 측면에서도 더 좋은 기전 갖고 있을 가능성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이번 E+VIP 연구 결과로 조기 발견돼도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을 많이 했던 B형간염이 완치로 갈 수 있는 첫 돌파구가 열렸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사진>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완치가 어렵던 만성 B형 간염에서 완치율 16.2%의 결과물을 얻었다고 밝혔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로 감염이 되면 핵 내로 들어간다. 세포질 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RNA 바이러스)는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여러 개 있는데, 핵 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DNA 바이러스)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B형간염 완치가 어렵다.

김윤준 교수가 진행항 E+VIP 연구는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학적 완전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페그인터페론의 병용과 함께 강화된 스케쥴의 백신접종 치료를 통한 HBsAg 혈청소실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무작위, 공개, 단일기관, 전향적 연구이다.

E+VIP 연구 결과 바라크루드를 사용해서 바이러스가 번식(증식)을 안하고 있는 환자들, 즉 간세포 내에 바이러스가 숨어 있는 환자들에게 인터페론 치료를 하고, 그 이후 백신을 4번 접종했을 때 16.2%의 환자가 완치가 된 결과가 나왔다.

바라크루드를 단독으로 사용한 대조군에서는 완치된 환자가 없었으므로, 16.2%라는 결과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김윤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제 B형간염도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연구"라며 "완치율이 16.2%라고 하면 환자들이 받아들이기에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B형간염이 완치가 된다고 했을 때의 의미는 굉장히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E+VIP 연구의 작용기전에 대해 김윤준 교수는 "바라크루드로 바이러스가 충분히 억제된 상태에서 면역 촉진 효과가 있는 인터페론을 통해 본인의 면역력을 자극하고 백신을 통해서 B림프구까지 자극해 s항원을 없애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를 억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력을 함께 증강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두 가지가 같이 있어야 완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예전에 타약물과 페그인터페론의 콤비네이션 연구 결과 동양인 그룹에서 완치율은 5% 이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바라크루드가 면역학적인 측면에서도 더 좋은 기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차후 99% 이상 완치시키는 약이 개발될 텐데, 그 약의 베이스에 어떤 약물이 포함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B형간염 완치를 위해 페그인터페론이나 백신을 사용한 병용요법 이외에도 약 10가지 정도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윤준 교수는 "B형간염 완치를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며 "그 중 몇 가지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늦어도 15년 안에는 완치제가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며 B형간염 완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B형간염 치료제의 목표는 완치"라며 "그래서 이번 E+VIP 연구에서 도출한 16.2%의 결과는 의미가 있는 것이고, ‘proof of concept’ 즉, B형간염도 완치를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거의 최초로 증명한 연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준 교수는 "E+VIP 연구를 시작으로 해서 연구를 계속 진행해 최소 30% 이상 완치율이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수의 연구진들이 더 높은 완치율을 위해 많은 약제들을 가지고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만큼 B형간염도 완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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