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위치 제각각 '표준화 시급'…리딩 시간 2배 이상 소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이 의무화 되는 일련번호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간보사‧의학신문이 최근 서울지역 의약품유통업체 의약품 창고를 방문해 약국 주문서를 받고 창고에서 의약품을 찾아 약국 배송 카트에 실어 검수를 받는 실제 의약품 주문 배송을 체험해봤다.

일간보사의학신문 기자가 서울 지역 의약품유통업체 창고를 방문해 일련번호 제도에 맞춰 의약품 주문에서 배송까지 체험을 해 봤다.

처음에 집은 의약품을 바코드 리더기기 인식하지 못했다. 의약품 용기에 있는 바코드와 설명서에 있는 바코드가 서로 같이 있어 인식을 하지 못한 것.

또 다른 의약품이 바코드를 인식하지 못했다. 물어보니 바코드가 아니란다. 바코드처럼 생긴 어플리케이션 인식 QR코드였다.

바코드 위치도 제각각이었다. 어떤 제품은 뒷면에 있다. 또 다른 의약품은 옆면에 있었다. 같은 회사 제품이어도 위치가 다 달랐다. 바코드를 찾을 수 없어 물어봐야 했던 것도 있었다.

이 창고에만 2만여개가 넘는 의약품 있어 바코드 위치를 모두 외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 있다. 이는 숙련된 직원들도 쉽지 않다.

의약품 20개를 배송하라면 20번, 100번이라면 의약품 100개를 하나씩 다 찍어야 배송을 할 수 있다. 제품별 바코드 위치가 다르니 단순 반복임에도 쉽지 않았다.

속도를 올리기 위해 5개를 한손에 들고 바코드에 찍자 의도치 않게 바코드가 찍히거나 인식이 잘 안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특히 5개를 한번에 들고 바코드를 찍으려 하니 중복 인식도 발생해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에서 업무 로드가 생겼다.

기자가 체험한 의약품유통업체의 경우 일련번호 제도 대응을 위해 수억원의 자금을 들여 시스템을 변경했지만 업무량은 최소한 30% 이상 증가했다.

바코드 스캔 1번에 1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10번 이상 찍어야 하는 의약품이 배송 물량의 55%를 차지한다. 대량배송이 많을수록 작업 속도가 저하되는 상황이다.

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2D·RFID 바코드 일원화와 부착 위치 표준화 및 법제화를 요구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라고 설명했다. 묶음번호도 국제표준에서 권고하는 2가지 타입도 리더기에 따라 인식률에서 차이가 나 창고 현장에서는 골칫거리이다.

의약품유통협회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일련번호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제약사-의약품유통업체-약국, 병의원의 동시 적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은 약국, 병의원 등 요양기관까지 적용해야 하는 만큼 동시 진행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 가야 한다는 것.

현 상황에서 당일 배송도 못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스란히 요양기관과 환자 불편으로 돌아갈 공산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바코드 표준화, 2D·RFID 바코드 일원화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필요하고, 비용 대비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며 "의약품은 정확한 공급과 함께 원활한 공급이 중요하다. 앞으로 신속하고 원활한 공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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