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회장 SNS 통해 의혹 제기…의협, ‘백배사죄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현직 이사가 한방진료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의협에서는 이를 인정하고, 즉각 사죄의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 노환규 전 회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현직 의협 이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한방진료를 한다는 제보를 받는데 설마하며 찾아봤는데 사실이었고, 홈페이지에 대놓고 ‘양한방 협진진료’를 한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해당 홈페이지에는 침, 뜸, 부항치료, 첩약치료가 뇌졸중, 관절질환, 척추통증에 효과가 있다고 명시됐다”며 “이런 상태에서 한방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겠냐”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 전 회장의 지적에 의협에서는 “회원들에게 백배 사죄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기획이사)은 “문제가 된 이사 본인이 한의사 채용해서 쓴 것에 대해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회원들에게 백배 사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해당 임원은 앞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한의사 관련 현안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회원이 원하는 뜻에 따라 백의종군할 각오도 돼 있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협의 사죄와는 별개로 노 전 회장이 직접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협회 상임이사를 노 전 회장이 직접 임명했기 때문이다.

즉 노 전 회장이 해당 상임이사를 임명할 당시 자격여부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된 것.

심지어 현재 한의사와 관련된 현안이 첩첩산중인 시국에 이러한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에 대해 의협 전 회장으로서 옳지 않다는 게 의료계 일각의 분위기다.

특히 노 전 회장이 의혹을 제기한 해당 이사의 병원 홈페이지는 과거에 만들어진 모바일용으로 현재 더 이상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당 이사는 모바일 홈페이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상황이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는 의·한방 협진에 내용이 삭제돼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해당 이사는 현재 의한협진을 중단했으며, 고용된 한의사들도 병원을 나간 상태다. 또 의협 회무에 누가 되지 않도록 추무진 회장에게 사직서까지 제출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