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예방 차원 성인 예방접종 진행해야

의학신문사-대한가정의학회 공동 학술기획

일차진료 현장에 진료·치료 최신지견 - 9

성인백신 폐렴구균-인플루엔자-Tdap 백신 대표적
대상포진-폐렴구균 다당질 백신 동시에 접종 가능

유병욱 교수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감염성 질환 중 백신으로 예방가능한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세계적으로 소아에서보다 성인에서 약 50~70배 많다. 그러나 국가필수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소아에 비해 성인에 대한 예방접종은 활발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와 A형 간염의 유행 이후 환자들의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외한 다른 백신의 접종률이 아직도 낮은 것이 현실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은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줄일 뿐 아니라, 해당 질병 감염 시 발생하는 합병증, 입원 등 질병 부담을 감소시켜 보다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의료진이 성인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필요성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성인백신에는 폐렴구균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Tdap 백신이 있으며(대한감염학회 ‘최우선권고’ 백신 기준), A형 간염, MMR, 수두,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등이 우선 권고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시판된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권장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만성질환자 등의 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접종을 권장한다. 더불어 이 두 백신을 동시 접종하는 것은 호흡기 합병증 뿐 아니라 혈관계 합병증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며, 접종률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평균적인 예방효과 지속기간이 6개월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듬해 봄에 발생하는 2차 유행까지 예방하기 위해서 10~12월에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폐렴구균은 국내 사망원인 6위이며, 감염으로 인한 사망원인 1위인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폐렴구균은 폐렴구균성 폐렴뿐만 아니라 수막염, 균혈증의 원인이기도 하다.

폐렴구균백신은 23가 백신과 13가 백신 두 종류가 있는데, 예방접종 방법을 아래와 같이 정리 할 수 있다. △건강한 65세 이상 고령자 : PCV13 또는 PPSV23을 접종한다. △65세 이상 만성질환자 : PCV13 + PPSV23 △18-64세 만성질환자/면역저하자 : PCV13 + PPSV23 Tdap 백신은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 특히 2012년 국내에서 백일해로 인한 집단감염 사례가 있어 예방접종에 관한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2012년부터 만11~12세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면서, 청소년에서의 접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만11~64세 접종 대상으로 영유아시기에 DTaP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10년마다 Td 추가 접종 시 단 1회만 Tdap을 접종하면 되고, DTaP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는 0개월, 1개월, 6개월 간격으로 Td를 접종하되 그 중 1회만 Tdap을 접종하면 된다.

특히, 12개월 이하의 유아와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부모, 조부모, 보모, 의료인뿐만 아니라 임신을 계획중인 여성, 임신 중에 접종을 하지 않은 여성에서 출산 직후 접종을 권한다. 그 이유는 출산 출생 12개월 이내의 유아가 백일해에 감염되었을 때 중증의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계 합병의 발병 또는 사망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ACOG(American Congress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에서는 신생아의 백일해 감염으로 인한 합병 및 사망률을 낮추기 위하여 매 임신마다 임신주 수 27~36주에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20~30대 성인과 만성 간 질환자에게 접종을 권장한다.

2009년 이후 A형 간염 발생이 감소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제1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었으며 여전히 20~30대 성인은 항체양성률이 매우 낮아 A형 간염의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는 A형 간염 감염시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접종을 권장한다. A형 간염 백신은 2회 접종 후 seropositiverate가 100%이며, 현재 우리나라에 시판되고 있는 A형 간염 백신은 모두 교차접종이 가능하다.

대상포진은 어느 연령층에서나 발생 가능하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그 빈도가 증가하여 중년기 이후 호발 하게 되는 질병으로, 미국의 경우 매년 100만명 이상이 대상포진에 이환되고 있으며, 3명중 1명꼴로 대상포진이 발생하고 대상포진과 포진 후 신경통은 일생 중에 32%의 인구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연령으로, 50~60대를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하여, 85세에는 50%의 고령층이 대상포진을 경험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상포진은 45~49세 이후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여 70대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2012년 대상포진 진료환자의 연령별 분포에서도 50대가 25.4%로 전체 연령 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대상포진의 경험이 없는 60~80세의 3만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3.1년을 추적한 첫 임상시험에서 백신그룹에서의 대상포진의 발생 빈도는 대조군에 비해 51% 감소하였고, 백신의 효능은 60~69세에서 64%로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에서는 18%로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였다.

대상포진 백신과 폐렴구균 다당백신의 동시접종에 대한 연구 결과는 서로 상이한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동시접종할 수 있다. 제품 설명서에는 “대상포진 백신과 폐렴구균폴리사카라이드 백신의 병용투여는 대상포진 백신의 면역원성을 감소시키므로, 대상포진 백신과 폐렴구균다당 백신은 병용투여하지 않는다”라고 기술되어 있는데, 이는 병용투여한 군에서 4주 간격을 두고 접종한 군에 비해 VZV 항체가가 감소하였다는 연구 조사를 바탕으로 하였다. 그러나 이후에 시행된 임상연구에서는 동시 접종군에서 분리 접종군에 비해 대상포진의 빈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대상포진 백신과 폐렴구균 다당질 백신 모두 접종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동시에 접종할 수 있다는 지침은 유효하다.

대상포진 백신의 접종 금기는 일반 생백신과 거의 같다. 백신 성분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거나 이전의 접종에서 중증의 반응이 있었던 경우, 임신 중이거나 4주 이내에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접종하지 않는다. 백혈병 및 림프종을 포함한 골수 또는 림프계에 영향을 끼치는 악성 종양, AIDS, 수두 및 대상포진 증상을 동반하는 HIV 감염(CD4+ 림프구가 200/mm3 미만이거나 총 림프구 수의 15% 미만 포함), 고용량 스테로이드(하루 20mg 이상, 2주이상) 사용, 면역억제제 사용 등과 같이 면역결핍이 있으면 접종하지 않는다.

중등도 이상의 급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acyclovir와 같은 herpesvirus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접종하지 않는다. 이러한 항바이러스제는 백신 바이러스의 중폭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백신 투여 24시간 전에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중단되어야 하고, 백신 투여 후 14일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여서도 안 된다.

소아뿐 아니라 성인에서의 적극적 질병예방으로써의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예전에 비하여 확대된 것도 사실이나, 아직도 적극적으로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지 않고, 의료진 스스로도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더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건강증진을 위하여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동네 주치의 의료진에서부터 전문과를 떠나 모두 기본적으로 정보를 공유 인지하여 더 적극적으로 성인예방접종을 진행하였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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