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욱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실에서 바이러스 유행 문제= 최근 들어 신생아실에서의 감염 유행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면역력이 낮은 신생아에서의 감염은 그 자체로 더 위험할 뿐 아니라, 가만히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아기가 한정된 공간에서 ‘원내감염’을 얻었을 때, 해당 기관 및 의료진은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고, 더욱 큰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RS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는 신생아실에서 주로 유행하는 고위험 바이러스로서, 해마다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되며, 최근에도 서울 모 산부인과병원의 신생아실에서 로타바이러스 유행 사실이 크게 알려진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생아 감염의 유행이 특히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산후조리원에서의 신생아 집단 감염 사례들이 증가하면서 부터이다. 신생아들은 분만실에서 출생 후 신생아중환자실 또는 신생아실을 거쳐서 집이나 산후조리원으로 가게 된다. 신생아중환자실, 신생아실, 산후조리원은 모두 신생아들이 밀집된 환경에서 집단으로 관리를 받는 곳으로서, 그만큼 감염 전파에 취약한 환경이다.

의료기관 내에 있는 신생아중환자실과 신생아실에 비해 그 관리지침이 미비했던 산후조리원에서의 감염이 문제가 되면서 2009년 9월 복지부에서는 ‘산후조리원 감염·안전관리 지침’을 제정하여 배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로도 산후조리원의 수적 증가와 정부의 규정 강화, 보호자 및 언론의 관심 증가 등으로 감염 보고 건수는 가파르게 상승하였고, 2015년 10월 보건복지부에서는 다시 ‘산후조리원 감염관리 정책 개선안’을 내 놓게 된다. 이 관리 지침들에서는 비단 산후조리원 뿐 아니라 신생아중환자실, 신생아실에도 적용 가능한 기본적인 감염 관리지침들을 정리하고 있다.

◇신생아실에서 호흡기와 위장관 감염= 신생아실에서 가장 흔한 원내 감염은 호흡기 감염으로서 RS바이러스가 주로 문제가 된다. 산모나 가족, 혹은 직원이나 다른 신생아로부터 바이러스를 함유한 비말의 형태로 전파되며, 이 비말은 기침, 재채기, 간혹 일상 호흡을 통해 0.9m 이내의 거리에서 전파가 가능하고 환경 표면에서 6시간 가량 생존하면서 자가 접종을 통해 간접 전파될 수도 있다. 대부분은 지역사회 유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이와 상관없이 신생아실 내에서 독립적인 산발례 또는 유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바이러스 유행시기인 10월-2월까지는 항시 주의가 필요하다.

호흡기 감염 다음으로 신생아실에서 흔한 것이 바로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위장관염이다. 산모 또는 다른 아이로부터 감염원이 전파된 후 신생아실 내에서 직원의 손이나 기구를 통해 발생하는 접촉 전파가 대부분이다. 임상적으로 구토, 설사, 복부 팽만 등으로 나타나지만, 특히 미숙아에서는 증상이 미미하거나 비특이적이면서 괴사성장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과 같은 접촉 감염 질환의 전파 예방을 위해서는 아기와 아기 사이의 철저한 손위생과 공동사용 물품의 소독 후 사용이 중요하다. 역시 국내 로타바이러스 유행시기인 1월-5월 동안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신생아 원내 감염 요인= 신생아의 원내 감염요인은 신생아의 낮은 면역상태와 환경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감염 관리를 위해서는 이 환경적 요인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는 환경의 밀집, 기구의 오염, 직원의 오염, 보호자 및 방문객의 오염이 있다. 이중 환경의 밀집은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신생아실 환경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나, 비말을 통한 호흡기바이러스 전파 차단을 위해 침대 간 거리를 최소한 0.9m 이상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공용 기기 및 물품의 오염은 다양한 바이러스들의 간접 전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가능한 한 신생아 침대마다 개인 용품을 두고 쓸 수 있도록 하고, 공용 사용이 불가피한 기기/물품들은 그 특성에 따라 적절한 방법과 빈도로 청소하고 소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로타바이러스 장염에서는 대변으로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이환된 신생아의 기저귀를 적절히 관리하고 처리 전후 손위생을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신생아실에서 RS바이러스 또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신생아가 발생했을 때는 추가 환자 발생 및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서 해당 환자를 격리하고, 의료진 또한 전담 인력을 배정하여 직원에 의한 감염 전파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직원의 감염 관리 교육 및 건강검진 실시, 감염질환 이환 시 업무 배제 등을 시행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추가적인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방문객의 제한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격리, 손 위생 및 환 경 소 독지침=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일반적인 격리 기간은 ‘증상이 있는 기간 동안’으로 되어 있으나, 신생아에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 호전에 더해서 대변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것을 최소한 2회 이상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특히 신생아실 폐쇄 후 재개 시에는 바이러스가 환경에 수일 동안 생존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세척 및 소독 후 환경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에 재개하는 것이 안전하다.

손위생은 알코올이 60%이상으로 함유된 손소독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기저귀 등을 처리한 후 분비물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는 그 효과가 크게 감소하므로, 반드시 비누와 물을 이용해서 손을 씻도록 한다.

로타바이러스 유행 시 환경 소독은 보통 가정용 4%락스를 40배 이내로 희석하여 유효 유리 염소 농도를 1000ppm 이상 유지하는 것을 권고한다. 오염지역에 소독제를 분무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고 작업자가 소독 성분을 흡입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적용하지 않는다. 오염이 적은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으로부터 시작해서 오염이 높고 접촉이 많은 지역으로 세척 및 소독을 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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