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수 난청’은 발성에도 악영향---소음 피하고 증상 발생 시 검사 받아야

대개 ‘난청’하면 전반적인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다른 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만, 일부 특정 발음 혹은 일정 이상의 높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ㅅ, ㅈ, ㅊ’과 같은 발음이 잘 들리지 않으면서 귀에서 이명(귀울림)이 동반될 경우에는 ‘고주파수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고주파수 난청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소음성 난청’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소음성 난청으로 내원한 10~20대 환자들의 수가 70대 이상 노인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성 난청은 주로 이어폰 등 휴대용 음향기기의 과도한 사용, 혹은 청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소음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시 발생한다. 다행히 소음성 질환은 평상시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음성치료 전문의원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평상 시 다른 발음이 잘 들리는데 비해 ‘사과’를 ‘아가’ 등으로 잘못 듣는 등 특정 자음을 듣지 못할 경우에는 고주파수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나 외국어 습득을 하는 이들의 경우 이러한 난청으로 인해 언어 발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정확한 검사를 통해 본인의 청력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평소 대화 시 다른 말들은 다 잘 들으면서도, 몇몇 특정 발음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해 소위 ‘말귀가 어둡다’고 평가 받는 이들이 있다. 몇몇 이들의 경우 정말 ‘말귀가 어두운’ 이들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고주파수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고주파수 대역은 자음 중 ‘ㅅ’, ‘ㅆ’, ‘ㅎ’, ‘ㅋ’, ‘ㅍ’ 등이 해당된다. 가령 난청 증상이 있다면 ‘사회’, ‘학교’, ‘사과’, ‘필수’ 같은 단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발화 시에도 다른 단어로 대치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의사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대학교에서 발표한 ‘난청 특성에 따른 어음이해도와 음소 성적 변화’ 연구 논문에 따르면, 10세에서 89세 사이의 84명을 대상으로 순음 청력검사를 한 결과, 고주파수 손상군 환자들은 자, 모음을 발음할 때 95%가 다른 단어로 대치해 발음하는 경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불분명한 조음, 왜곡 음성, 과대 비성 등의 언어 장애가 나타나, 전반적으로 난청자의 발화 명료도는 정상인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력손실은 보통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며, 제때에 치료를 하지 않아 난청 기간이 길어질수록 듣기 및 말하기를 포함한 전반적인 의사소통능력에 장애를 가져오게 된다. 한번 손상된 청력은 다시 원래대로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생기면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주파수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력 보호를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도시 소음, 교통 소음 등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 소음을 되도록 피하고, 피할 수 없을 경우 적절한 청각 휴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방송을 청취할 때는 최대 볼륨의 60~70% 정도로 조절해 듣고 한 시간 음악을 들으면 십 분은 귀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고주파수 난청이 의심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 손실 정도와 난청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정확한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난청 증상이 있어도 초기에는 이를 자각하지 못해 청력 손실이 계속 진행되어 나중에는 듣기뿐 아니라 말하기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의사소통 문제 뿐 아니라 우울증 등 심리적인 불안정이나 사회 부적응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생활습관 개선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방문해 검사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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