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에 최대선량 투입 등 3차원적 조절 가능

차세대 암 치료기로 각광받고 있는 양성자치료기가 치료효과와 함께 경제성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의견은 국내 양성자치료기 도입을 앞두고 예산배정의 논란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것으로 정부의 시책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립암센터(원장 박재갑)가 지난 19일 센터 강당에서 주최한 '양성자치료 심포지엄'에서 참석연자들은 “양성자를 이용한 방사선치료는 높은 초기비용에도 불구하고 장비의 수명과 치료효과를 고려할 때 경제성에 있어서도 기존 세기변조방사선치료보다 우수하다”고 밝혔다.

양성자치료기는 정상조직에 많은 양의 방사선이 조사되는 X선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장비로 지난 54년 미국 버클리에서의 최초 양성자치료를 시작으로 하버드 싸이클로트론연구소, 일본국립암센터 등 전세계적으로 20여곳에 설치·가동중에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日 방사선 국립연구소(NIRS) 센터병원 Tsujii 박사는 “양성자 치료의 주 대상이 되는 암은 뇌종양과 맥락막 흑색종, 두개저 종양, 전립선암, 간암 등이나 점차 그 범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세기변조방사선치료(IMRT) 등 기존 X선 치료보다 뛰어난 방사선량 분포를 만들 수 있다는 면에서 치료효과도 우수하다”며 양성자치료기의 유용성을 언급했다.

이어 '양성자 치료의 타당성'을 발표한 美 로마린다대 Yonemoto 교수는 “현재 국소 종양의 방사선 치료율은 50~60%에 그쳐 있으나 종양에 더 많은 방사선을 주고 암을 조기 발견하면 치료율은 더 증가할 전망”이라며 “양성자는 종양에 최대선량을 주고 종양을 지나서 흡수되는 방사선을 제거함으로써 3차원적 조절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美 버클리 국립연구소 주동일 선임연구원은 “양성자치료기의 많은 치료효과에도 불구하고 설치비용이 IMRT의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암 치료만을 위한 양성자치료기는 세계적으로도 10대가 안된다”고 말하고 “그러나 높은 초기비용에도 불구하고 장비의 수명과 치료효과를 감안하면 경제성면에서도 IMRT보다 더욱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포항공대 고인수 교수는 “양성자 치료용 가속기를 건설함에 있어 목적에 맞는 가속기 종류와 광선조사방식, 임상적 요구사항, 예산·유지보수 비용 및 인력확보 등을 적절히 판단하여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양성자치료는 방사선이 물질 투과시 일정한 깊이에서 에너지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일명 '브래그피크(Bragg peak)' 현상을 이용하여 환자에 투입된 방사선이 종양에 이를 때까지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켜 종양에서 그 효과를 급격히 증대시켰다가 종양을 지난 뒤에 방사선 영향을 제거하는 매커니즘으로 진행된다.

특히 양성자는 브래그피크의 물리적 특성이 X선보다 우수하고 치료계획이 탄소이온의 경우보다 간단하여 점 주사방식을 적용, 암이 완치된 후에도 방사선에 의한 이차 종양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암 치료의 선진화를 위해 오는 2004년까지 4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양성자치료센터 설치방안을 추진중이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찬·반 양론이 제기돼 예산확보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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