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장, 생산량의 1%가 말이 됩니까'

생동성 확대에도 묵묵부답…기껏해야 '의견없음'

'품목별 생산량의 1%만 소포장을 하자고 하는데 이는 소포장을 하지 말자는 얘기 아닙니까'

식약청 한 관계자가 최근 한 사석에서 오는 10월부터 시행하는 의약품 소포장을 놓고 제약협회의 비협조적인 분위기를 전하며 한 말이다.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대충 이렇다.

식약청이 오는 10월부터 강제 시행하는 소포장 범위를 정하기 위해 서울대 권경희교수팀에 의뢰, '품목별 생산량의 20%를 PTP 포장' 범위로 제시했는데 관련업계의 의견 수렴과정에 제약협회가 '생산량의 1%'안을 제시하자 식약청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

식약청 한 간부는 "제약협회가 회원사의 관심사인 소포장에 대해 의견제출을 미적거리다 고작 제출한 의견이 생산량의 1%"라며 한마디로 무성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이 소포장의 취지도 살리고 업계의 능력도 고려해 제시한 용역안이 20%선인데 1%를 제시하는 일은 한마디로 소포장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식약청은 해석하고 있다.

이 간부는 "의약품 관련 최대 수혜자는 다름아닌 제약협회의 회원사인 제약사"라고 적시하고 "의약품의 1차 소비자로 제약사의 최대 고객인 약사(약사회)들을 존중한다면 적어도 절충이 가능한 선에서 의견을 제시했어야 옳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안전한 의약품 공급정책이나 카운터파트너인 약사회의 곤혹스런 처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 행동자로 제약협회를 바라보고 있는게 현재 식약청 분위기다.

식약청의 제약협회에 대한 불만은 비단 소포장이 그치지 않는다.

의약품본부의 한 사무관은 생동성 확대와 관련, 제약협회가 의견 제출을 미루고 있어 이젠 종용하기도 겁나 "화가 난다"고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기껏 제출한 의견도 '의견 없음'이라고 무성의가 묻어나는데다 식약청의 안이 마련되면 분명 '딴지'를 걸게 분명하다고 정책수립 과정의 고충을 털어놨다.

다른 간부도 "현재 의무화되지 않았는데도 제약사들 상당수가 품목별로 20%이상을 소포장 생산하고 있다"고 말하고 "제약협회가 다양한 회원들의 속내를 조율할 수 없어 가능하면 의견내기를 꺼리는 것 같으나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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