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실천-환자중심 병원 육성

 우영균(禹榮均) 성모병원장은 정형외과 의사에다, 외모에서 풍기는 후덕함처럼 스케일이 커 보이고, 매사에 여유와 자신감이 배어난다. 선대의 고향이 이북인 점을 고려하면 대륙성 기질을 타고난 듯 하다.

 禹 원장은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조부가 해방직후 평양시장을 지냈으며, 부친은 광성고보를 나온 교육자 집안으로 6.25때 가족 모두가 월남하면서 부산이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여기서 부친의 높은 교육열로 의사가 되었고, 그 후로도 '의사로서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라'는 부친의 가르침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래서인지 시류에 편승하거나 정도가 아닌 길은 바라보지도 않는 반듯한 의사의 길을 30년 넘게 걸어오고 있다.

 정도를 고수하는 습관이 몸에 밴 그로서는 큰 기관의 장이 되어서도 결코 조급해 하거나 무리를 하려는 법이 없다. 물론 병원장이란 자리는 경영을 이끌어야 하기에 수지타산을 따져야 하고, 기관 발전을 위한 전략을 도출해야 되는 명제가 있기에 禹 원장도 고민과 함께 다른 기관장처럼 내심 부담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남들이 한다고 다 따라하거나, 성과에 집착하는 무리수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평소 의사와 의료기관의 책무를 "환자를 인간답게 진료해 주는 것" 이라고 인식해 왔다는 禹 원장은 그래서 환자에게 그 어떤 서비스를 치중한다 할지라도 '최고의 감동은 정성'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의 기관 운영 기조는 쾌적한 진료환경이나 편의시설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본질적으로 의료진의 마음이 환자와 통해야 된다는 사실을 최우선시 하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가장 역점적이다.

 그의 이런 지론은 의료진과 환자가 마음이 통하면 가장 적절하고 인간적인 진료가 실현되어 환자중심병원이 달성될 수 있으며, 부가적으로 경영호전도 이루어 질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렇다고 禹 원장이 무작정 의료진에게 따듯한 감성만을 요구해 목표를 달성 하자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시스템도 바꿔 의료진의 몸과 마음이 환자를 함께 따라갈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추는 일을 병행하는데 소홀하지가 않다. 지금 성모병원은 환자가 원하는 날 적어도 외래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체제를 확립했는데 이런 단면이 환자중심 병원으로의 조용한 체질개선이다.

 한마디로 요란하지 않으면서 내부의 보이지 않는 곳부터 차근차근 정리하며, 경영적으로도 정상을 추구해 나간다는 것이 그의 기관운영 목표로 투영됐다.

 차분한 경영혁신 속에서도 禹 원장은 성모병원이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맏형이라는 긍지도 감추려 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도시환경의 변화로 중앙의료원 내에서 강남이 부각되는 듯한 느낌이지만 禹 원장은 "가시적인 측면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손을 내젓는다. 그는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똑같은 신분"이라고 말하고, "어디에서 근무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근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모병원에 몸담고 있는 교수와 직원들은 그런 측면에서 종가의 자존으로 독자적인 발전을 위해 핵심 역량을 모아나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요즘 성모병원은 중앙의료원 차원의 소속 기관 특성화 전략으로 공간 재배치를 위한 리모델링으로 부산하다. 곧 성모병원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킨 치료센터의 개설 등 가시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하지만 禹 원장은 교직원들이 의욕을 갖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원장으로서 교직원들의 성취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지 방안을 찾겠다고 가족애를 강조했다.

= 학력 및 경력 =

△부산고 졸업(1966) △가톨릭의대 졸업(1972) △정형외과 전문의(1977) 가톨릭의대 교수(1977∼현재) △성모병원 정형외과 과장(1996∼1999) △가톨릭중앙의료원 개혁실무추진팀장(1997∼1999) △대한관절경학회장 및 대한고관절학회장(2000∼2001) △대한슬관절학회장(2001∼2002) △성모병원 진료부원장(2001∼2003) △가톨릭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2003∼2005. 8) △성모병원장(200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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