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권신장·산업 선진화 매진…10大 성장동력산업으로 결실

■제약산업 60년을 조망한다③ <제약협회 60년 발자취>편

1945년 해방을 맞은 그 해 조선약품공업협회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딛은 한국제약협회가 26일로 창립한지 꼭 60년이 됐다.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한 60주년이지만 제약史로 볼 때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제약산업은 업체별 규모로 볼 땐 아직 중소규모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도지만 성장잠재성에선 국내 전 업종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사회 전반의 노령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불치병 치료에 대한 기대감, 신약개발 기술의 잇달은 성과 등으로 제약산업은 그동안의 IT에 이어 국가를 이끌 핵심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이같이 제약산업이 또다른 도약의 호기를 맞은 중차대한 시점에 제약업계의 구심축으로서 창립 60주년을 맞은 제약협회의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제약산업의 오늘날과 같은 비약적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곳은 누가 뭐래도 한국제약협회이다.

한국제약협회는 60주년을 맞이하는 동안 제약업체들의 구심점으로서 한편으론 업권 신장을 위해 정부 및 유관기관과 때론 조화를 이뤄, 때론 갈등을 겪으며 제약사들의 이익 실현에 노력해 왔고, 다른 한편으론 제약산업 선진화라는 대명제 실현을 위해 제약사들을 깨우치는 역활도 마다하지 않아 왔다.

제약협회 60년은 조선약품공업협회(약공)라는 이름으로 탄생을 알린 1945년 이래 의약품 국산화, 약사법 제정, 제약공업단지 조성, 시장개방 등이 이뤄진 '약공시절'과 한국제약협회로 명칭 변경해 재탄생을 알린 1988년 이후 1999년까지 개방화와 IMF 등 '위기의 시절', 의약분업의 시행과 더불어 찾아온 21세기 BINT(BT·IT·NT) 신기술 융합산업의 꽃으로 피어나는 '희망의 시대'로 분류될 수 있다.

민족의 염원이었던 해방을 맞은지 두 달 후인 1945년 10월26일 65개 제약업소들이 운집한 가운데 '조선약품공업협회(약공)'가 창립됐다. 오늘날 한국제약협회의 전신이다.

창립 직후 약공은 당시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던 원료난을 해소하기 위해 군정당국과 교섭해 조선약품진흥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구호의약품 중 제약원료와 기타 원자재 등을 배정받아 회원사에 배부함으로써 회원사의 원자재난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약공은 1953년 12월 약사법이 제정·공포되는 과정에서도 정부에 적극 협조, 제정안 마련에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제 1차 경제개발계획(1962년) 이전에 제약산업은 수입대체공업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이는 약공을 구심점으로 행정당국에 국산제품이 나온 품목들에 대해 적절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주효했다.

약공은 1958년 8월 약공회관 신축으로 관철동시대를 열었고, 1970년대에 들어 경제기획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추진하고 있던 산업합리화 대책에 제약공업단지 조성방안을 포함시켜 주도록 건의, 상공부 등 관계부처로부터 '장기저리 융자'를 얻어내 업종별로는 최초의 제약공단을 설치할 수 있었다.

1980년대 후반기로 접어들며 국제화추세가 강화되고 정부의 시책변화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환경변화가 심각해 짐에 따라 약공은 1988년 2월 한국제약협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현 제약회관을 준공했다.

한국제약협회라는 이름으로 맞이한 1990년대는 본격적인 개방화 물결과 국가적 환란의 IMF로 시련의 시기로 기록된다.

1991년 세계대중약협회 제10차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 세계 10위권으로 부상한 한국 제약산업의 위상을 과시하며 1990년대를 순조롭게 출발한 제약협회는 그러나 1980년대 중반이후 밀어닥친 개방화 바람이 이 때 들어 더욱 거세지며 더이상 정부의 보호막에서 안주할 수 없는 홀로서기를 강요 당한다.

그리고 1997년말 국가적 재앙인 IMF를 맞았다.

그러나 제약협회는 'IMF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제약기업의 경영위기에 순발력있게 대처하기 위해 긴급 운영자금의 장기 저리 융자 지원 요청, 진료의약품 지불대금의 개산불 지급 확대 등을 건의하며 실현시키는 한편 보험약가 인상을 관철시키는 등 IMF를 극복하기 위한 총력체제를 운영, 제약업계 위기극복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보험의약품의 공정한 거래풍토 조성을 위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고, 한국제약산업교육원을 설립, 미래의 제약산업을 이끌어갈 전문인력 양성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2000년 7월 의약분업 시행과 더불어 시작된 21세기를 맞아 제약산업은 BINT(BT·IT·NT) 신기술 융합산업의 꽃으로 부상하며 화려한 산업융성의 기운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신약이 13개에 이르고, 의약품 기술 수출 건수가 34건에 달하는 등 미래의 국가경제를 책임질 핵심산업으로 급격히 부각하고 있는 것.

제약협회는 제약산업의 비전을 제약산업의 국가전략산업화로 삼고 제약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위한 대내외 여건조성에 회무를 집중시켰다.

이를 부문별로 보면 신약 연구개발 지원 강화, 제약기업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지원 기반마련, 제약산업 육성 당위성과 국산 의약품의 우수성 전파, 각 직무군별 인재개발프로그램 가동, 실거래가 상환제도 정착, 공정경쟁 풍토 조성을 통한 투명경영 유도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회무수행에 있어 정부·국회·학계·산업계·언론계의 오피니언 리더를 상대로 제약산업의 현실을 이해시키고 산업육성 당위성을 지속 강조함으로서 BT시대 제약산업의 새로운 위상 정립과 제약기업 이미지 쇄신에 크게 기여했다.

제약협회는 제약산업의 위상을 BT 핵심산업으로 격상시키고 복지주권 수호에서 차지하는 제약산업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각인시켜 제약·바이오산업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중 하나로 선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제약협회 100년'의 비전과 포석을 다질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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