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의를 일으킨 대한적십자사의 매독혈액 수혈 사고는 경기혈액원이 전산 프로그램을 잘못 운영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적십자사는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자체 감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 은폐하다가 지난 5일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자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산 프로그램 오류로 검사결과가 바뀌었다'고 해명했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지난달 2~4일, 24~31일 2차례에 걸쳐 서울 남부 및 경기 혈액원과 본부 혈액관리국 전산실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남부혈액원에 혈액 검사를 의뢰한 경기혈액원에서 전산 프로그램을 편법 운용하는 바람에 수혈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밝혀냈다.

적십자사 경기혈액원은 혈액검사 기능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 지난해 12월말부터 혈액검사 결과 수신용 프로그램(TESTWORK:다운받은 파일을 MASTER 파일에 전송) 외에 송신용 프로그램(TESTMAKE:전송용 파일 생성)을 동시에 운용해 온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 혈액검사를 실시한 서울 남부혈액원에서 매독 이상 반응 결과를 입력하기 이전의 파일(모두 음성으로 표시됨)이 경기 혈액원 컴퓨터에 시현된 뒤 곧바로 혈액송출 부서에 통보돼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혈액원은 지난해 남부 혈액원에서 전송된 검사결과 파일 일부가 '재검' 상태로 묶이는 에러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신용 프로그램과 송신용 프로그램을 연속 실행하는 편법을 써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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