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액 10위권 외자사 매출 290% 증가

의약분업 이후 고가약 처방이 급증하면서 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시장 내 매출도 크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은 3개월에 한번씩 의사처방전이 있는 다국적기업(외국제약사)에서 생산하는 약을 반드시 먹어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박시균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단일 약제로 급여청구액이 가장 많은 한국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정 5㎎'의 경우 올해 1분기(1~3월)에만 188억원(3,481만9,314)의 약제비가 청구됐다.

이는 의료계 휴·폐업 등으로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되지 못한 작년 3분기(7∼9월. 청구수량 860만8,206개, 청구액 46억5,581만7,000원)에 비해 4.04배(청구액 기준)로 증가한 것이다.

또 한국얀센의 '스포라녹스캅셀'은 지난해 3분기 22억9,900여만원(167만1,705개)에서 올해 1분기에는 42억8,112만원(316만4,994개)로 1.86배가 됐으며, 한국로슈의 '후트론 캅셀 10㎎'은 지난해 3분기 18억8,964만2,000원(151만3,677개)에서 올해 1분기에 42억1,462만9,000원(337만6,718개)로 2.23배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0위권 안에 들어있는 순수 외국계 제약 6개사(독일계 합자 H약품 제외)의 다빈도 약제 청구액은 5,500만개 생산에 총 400억원에 달해 지난해 3분기 보다 390%이상 늘어났다.

반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청구액 10위권 안에 들어간 순수 국내 제약회사 제품은 2위의 일성오구멘틴시럽(일성신약, 47억3,021만5,000원), 8위의 베아제정(대웅제약, 36억4,167만원), 10위의 에어탈정(대웅제약, 36억2,00003만5,000원) 등 3개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이는 국민들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의존을 고가의 오리지널 약으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들에 내맡기고 있는 꼴”이라며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이 같은 다국적 제약업체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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