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지역 주민 100명 가검물 조사 착수

10년마다 세계적으로 콜레라가 유행하는 주기를 맞아 최근 울산과 경북에서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전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경북 영천시 국도변의 대형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뒤 콜레라에 감염된 환자가 집단 발생한데 이어 수십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방역당국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달 24일부터 27일 사이에 경북 영천시 고경면 가수리 28번 국도변의 한 기사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한 이모(여·67)씨와 트럭기사 이모(35·남)씨 등 3명이 콜레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보건원은 이와 함께 환자들과 식당에서 계모임을 함께 했던 11명의 주민을 비롯해 환자발생 기간중 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설사증세를 보이고 있는 손님과 가족 등 100명의 가검물을 채취해 콜레라 감염여부를 조사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병한 경북 영천지역의 모 음식점에서 식사한 뒤 콜레라 유사증상을 보인 사람이 3일 오전 현재 110여명을 넘어선데다 이미 하루 수백명씩이나 문제의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 경기 등 수도권으로 콜레라균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방역당국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콜레라에 감염된 이들은 조사 결과 삶은 오징어와 돼지고기, 생선초밥, 가오리 찜 등을 먹은 뒤 설사와 심한 구토 증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원은 이번에 확인된 콜레라균이 지난달 29일 울산시 울주군의 우모씨(68)의 가검물에서 채취된 것과 동일한 '엘트르 이나바’형임을 확인, 이 콜레라 균이 서울·경기 등 다른 지역으로 이미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원은 지난달 24∼29일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한 사람중 설사증세가 있는 경우 인근 보건소로 신속히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전국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설사환자를 집중 파악토록 긴급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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