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 권유에 거절 어려운 상황 …이사장 선출문제 가닥잡아

제약협회 차기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그간 회사 사정을 이유로 극구 고사해온 허일섭 녹십자 부회장이 업계 원로들의 강력한 권유로 최근 수락하는 방향에서 신중히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져 차기 제약협회 이사장 선출문제가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일 녹십자 관계자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 등 업계 원로들의 권유에 허 부회장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점차 거절키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내부적으로 수락 쪽에서 입장 정리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로서 오는 24일(목) 오후 2시 개최될 제약협회 총회에서 녹십자 허일섭 부회장의 이사장직 만장일치 선출 여부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허 부회장은 "언젠가는 회원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지만 지난해 자회사 통합 등을 통해 올해 새로운 출발을 기약한 회사 상황에서 진두지휘해야 할 입장의 자신이 제약협회 이사장을 맡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이사장직 고사 입장을 밝혀왔었다.

허일섭 부회장이 차기 제약협회 이사장직을 맡게 될 경우 종근당 이장한 현 이사장에 이어 연거푸 한 회사에서 협회 수장이 2명 배출되는 기록이 남을 전망이다.

현 제약협회 이사장인 종근당의 이장한 회장은 부친인 종근당 창업자 고(故) 이종근 회장이 지난 70년대말 제약협회 9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녹십자 허일섭 부회장의 친형인 허영섭 현 녹십자 회장 역시 지난 97~99년 협회 16대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의약분업 실시 이후 선진국형 두뇌산업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이 최근 활발한 신약개발 성과로 그 어느 때보다 정부 및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새 집행부의 정책 기능 및 대외 활동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상태다.

협회 자문위원들 역시 국내 제약산업이 국가핵심산업으로 부상하려는 중차대한 시기에 협회 이사장직은 비중이 있는 인사가 맡아야 된다는 견해가 모아져 허 부회장에게 개인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협회를 이끌어달라고 강력히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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