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치료 새 패러다임 제시

 朴在甲 국립암센터 원장은 '금연전도사'로 익히 알려져 있다.

▲ 박재갑 원장
 평소 임상가로 의학연구자로 자기 일만 해 온 사람이고, 특별히 스타의식에 집착해온 것도 아닌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물론 박 원장은 스타 운운하면 손사래를 친다.

 단지 "담배의 해악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주창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이름을 기억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주변의 시선에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어찌 되었건 朴在甲 원장은 "암 발생과 사망률을 줄이려면 우선 담배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신념이고, 지론이다.

 그러다 보니 일련의 금연설파 의지는 의학자로서, 암관리기관장으로서의 소임이고,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책무라는 관점에서 이뤄지는 일상인 것이다.

 그동안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도 朴 원장의 암 예방과 치료혁신을 위한 활동이 잘 알려져 왔지만 그의 역동적인 활동은 국가기관의 장(長)이라는 자리에서 힘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 우물을 파고자 하는 학자적인 집념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대 외과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朴원장은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돋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에 잠재한 섬세함과 일의 깊이를 추구하는 진지함을 주변 학자들은 더 높이 산다.
 지난 1981년부터 서울의대 외과교수로 재직해 온 그는 일찌감치 임상 암연구에 관심을 기울여 쟁쟁한 교수사회에서 세부전공분야의 업적들을 쌓아 왔다.

 그 가운데 가시적인 업적이 80년대 붐을 이룩한 세포주 연구였으며, 이어 90년대들어 유전성 암연구에 정진하여 서울의대 암연구소에 유전성 종양 등록소를 설립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 원장은 평범하게 "교수는 연구업적으로 평가받아야 된다"는 학자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그러다 그의 업적이며, 서울의대 암연구소장으로서 보여준 리더십으로 국립암센터원장에 발탁되면서 朴원장의 시야는 연구실에서 국가와 국민으로 옮겨지게 됐다. 학자에서 국가 암관리기관의 책임을 맡은 뒤 그는 새 위치에서의 역할에 고심했고, 암센터 개원을 준비하면서 국가적인 금연사업 실천과 환자중심의 암치료 전략 수립이란 목표를 정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국립암센터를 먼저 금연구역으로 선포하여 금연운동 확산을 주도했고, 암센터의 진료체제 역시 기존 병원들과 같은 진료과 체제를 폐지하는 대신 암종류별 센터화로 환자중심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매우 혁신적인 진료체제지만 국립암센터가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대학병원과는 달리 학제라는 장애물이 없었기에 어렵지 않았다.

 그런 바탕위에서 원장 취임 5주년, 개원 4주년을 앞두고 있는 국립암센터는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더욱이 올해 말 양성자치료센터가 준공되면 암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게돼 기대에 더욱 부풀어 있다.

 하지만 朴원장은 암센터가 독보적인 치료기관으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여러가지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유관기관과 병원계가 공유할 수 있도록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국가기관으로서의 도리로 여기고 있다.

 이런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朴원장은 다음 목표를 구조적으로 잘못된 건강보험체계를 바로잡는데 암센터가 일정한 역할을 해내야 겠다는 책무도 느끼고 있다.

 건강보험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총론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일이지만 국민을 설득하여 적정부담과 적정급여체계의 틀을 만드는데 누가 나설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朴원장은 '암'이라는 화두로 반쪽자리 건강보험 체제를 바꾸자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호소하는데 암센터 원장으로서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 대목에서 박 원장은 "국민적인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이는 "국립암센터가 국민의 편에서 암을 예방하고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서 접근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런 의지에는 국민들의 해묵은 의료불신도 털어내는데 공인으로서 일조하겠다는 일념도 담겨져 있다.

 朴원장은 15대 할아버지부터 청주에서 살아 온 충청도 토박이다. 가족은 부인과 1남 3녀.

= 학력 및 경력 =

△경기고졸업(66) △서울의대졸업(73) △외과전문의(78) △의학박사(79,서울대대학원) △서울의대교수(81∼현재) △아시아대장항문학회 회장(02∼현재) △대한암학회 이사장(04∼현재) △황조근정훈장수훈(01) △국립암센터원장(00∼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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