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기가 환자 수술 예후 좌우한다'

일회용 디지털 담췌관용 내시경 도입 의료 글로벌 선도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가 국내 최초로 보스톤사이언티픽의 최신 일회용 디지털 담췌관용 내시경 ‘스파이글래스 DS’를 도입하고, 담췌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내시경 시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보험수가 문제라는 높은 벽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환자들을 위한 최신 기술의 도입을 통해 담도내시경 분야에서 글로벌을 선도하는 센터로서 모범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 문종호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수

문종호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소화기내과)는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나 스파이글래스 DS 도입 의미와 활용방안에 대해 밝혔다.

이번 스파이글래스 DS는 위내시경처럼 깊은 담췌관계까지 직접 삽입, 병변을 직접 보면서 질환을 진단하는 일회용 디지털 담췌관 내시경이다.

ERCP(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와 같이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담췌관계로 삽입, 선명한 디지털 이미지로 병변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정확하게 확인한다. 암에서 나타나는 신생혈관 같은 특징적인 소견이 있다면 별도 조직검사 없이도 암 진단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병변을 관찰하면서 정확한 조직검사도 할 수 있다.


국내 담관암, 췌장암 발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로 3~4기에 발견되어 5년이상 장기생존률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고화질의 내시경을 이용한 담관 또는 췌관의 직접 검사를 통해 담관암, 췌장암도 조기 발견만 이루어진다면 생존률을 훨씬 높일 수 있는데 기존의 진단방법만으로는 조기발견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스파이글래스 DS는 이를 극복했다.

▲ 스파이글래스 DS 이미지

문 교수는 “전통적인 방법인 모자내시경이 가지고 있던 힘든 사용, 추가 인력 필요와 잦은 고장 등의 단점을 대부분 보완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며 “거의 10년 만에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며 기존의 최대 단점이었던 영상 화질의 아쉬웠던 점도 크게 극복했다”고 반겼다.

또한 “일종의 카테터에 눈을 달았다. 정확도가 높고 혼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시술시간도 줄여 회복을 빠르게 하며 일회용으로 소독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디지털 버전으로 설정에 어려움이 없이 일체화 됐고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용하듯이 편리한 플러그 앤 플레이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가격.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 현실상 한번에 330여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보상해줄리도 만무하고 병원 재정에 당연히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어, 원하는 만큼 시술을 할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문 교수는 “비용적인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고 도입할 수 없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혁신적인 기기가 있고 없고는 대표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췌담도 환자들에 건강을 위해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는 하고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앞섰다”고 밝혔다.

▲ 담관암 환자에게 스파이글래스 DS를 이용한 담도내시경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문종호 교수

글로벌을 선도하는 센터로서 존재 가치를 더하기 위함이라는 의미도 덧붙였다. 순천향대부천병원의 소화기 센터는 최근 보스톤사이언티픽 사장단이 직접 방문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문 교수는 “글로벌 기준 마켓 쉐어가 1% 미만으로 분류 리스트에서도 아마 밑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하지만 학문적 성과와 더불어 스파이글래스를 활용하는 가능성을 본 것 같고 회의를 통해 의미 있는 대화도 오갔다. 의료 시스템 발전과 더불어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계속 도움이 되기 때문에 향후 매일 시술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같은 경우에는 일회용이 기본 베이스가 되어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부디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신기술들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보험급여가 되어서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더 많이 시술이 되고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핸드폰만 봐도 경쟁을 통해서 독점이 무너지며 기술은 끝없이 발전하고 동시에 가격은 다운된다”며 “지금은 시작이지만 포토샵에서 버튼을 누르면 색깔을 바꿀 수 있듯이 병변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확인한다던지, 컴퓨터로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는 등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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