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로봇수술 많아-환자 선택폭 넓혀야

김탁 산부인과내시경-최소침습수술학회 이사장

"로봇수술이 효과적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병원들이 수익만 따지다 보니 불필요한 로봇수술을 하는 사례도 많아요"

김탁 이사장

김탁 대한산부인과내시경-최소침습수술학회 이사장은 임기 2년을 마치면서 "(산부인과에서) 로봇수술이 좋다고 하는 건 환자를 속이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지금 로봇수술이 활성화돼 있는데 잘못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비뇨기과의 경우도 접근이 어려운 수술이 많으니 가장 큰 혜택을 많이 보지만 산부인과의 경우 로봇수술이 필요 없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로봇수술이) 조금 도움이 되는 것, 많이 도움 되는 것도 종류에 따라 다르다. 고난이도이고 피도 많이 나 정교하게 봉합해야 하기 때문에 자궁근종절제술에는 굉장히 도움 된다"며 "하지만 나머지 낭종 수술이나 자궁절제에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처럼 복강경과 로봇수술 비용이 같다면 당연히 로봇으로 합니다. 그게 더 편하니까요. 150만원 200만원이면 되는데 로봇은 800만에서 1000만원도 들어갑니다. 과연 그 비용만큼 장점은 있나요"

그는 "환자는 잘 모르는데 (의사가) 로봇이 나왔는데 굉장히 좋고 최신이라고 설명하면 경제력이 있는 환자는 모두 한다"며 "로봇수술이 좋다고 하는 건 환자를 속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과도한 로봇수술에 대해) 학회에서 양심선언을 하려고 했다"며 "지방 어느 곳에서는 정말 필요 없는 수술도 로봇이 좋다고 해서 한다는 제보가 들어온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관련 학회에서 지침을 만들어서 로봇수술을 할수 있는 정도를 정하고 나머지는 돈이 들면 환자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는 로봇수술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에는 하지 말라고 하는 내용이죠. 암은 하고 양성종양은 하지 말라고 적혀 있어요. 그 지침에 따르면 하지 말라는 것을 우리는 하고 있어요"


그는 잘못된 로봇수술 행태를 개선하는 책무를 후임 이사장에게 넘기는게 부담이라고도 했다.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산부인과 임신중절인 논란과 관련 "필요악이다. 의사 입장에서 볼 땐 꼭 수입을 따진다고 보기 때문에 안타까운 면이 있다"며 "수익을 추구하는 면이 일부분 있긴 하나,

낙태를 불법으로 하면 사회가 혼란해질 가능성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리학자, 사회학자, 정부가 모여서 합의해 가능한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 거기서도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이게 과연 불법에 속하느냐, 혹은 어쩔 수 없느냐에 대해서는 협의체에서 지침을 주는 게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내년에 심신의학회장을 맡아 세계심신학회를 유치해 세계학회를 유치하고 2년 뒤에는 폐경학회장을 맡아 산부인과 발전에 계속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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