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사만 '콧노래'…정부기관 나서 공익적 차원서 중재와 심판 필요

보툴리눔 톡신 논쟁, 조금 이상하다. 논쟁을 위한 논쟁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아함 이다.

해결책이 간단해 보이는데 그 쪽으로 가지 않는다. 그래서 드는 합리적 의심이 '약점이 있거나, 노림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이 논쟁은 메디톡스가 끌고, 대웅제약이 끌려가는 양상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훔쳤다는 데 혐의를 두고 끈질기게 몰아붙여 결국 대웅제약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도용 혐의에 펄쩍뛴다. 훔친쪽은 메디톡스라고 오히려 역공을 취하고 있다.

때론 말꼬리 잡으며, 때로는 근거자료를 내놓으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그 수위가 더욱 높아져 자칫 서로간 치명적 상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될 지경이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무언가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궂이 핏대 세우고 삿대질 할 필요가 없는 문제인 것 같은데 너무 소모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

메디톡스는 왜 법적대응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말끝을 흐린다. 상대방이 법적대응을 한다니까 환영한다면서도 그렇다. 그들 표현대로 꼭 훔쳤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훔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를 의뢰하면 될 것 같은데 그렇게 할 의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상대방 소송 참여로는 자신들의 목적 달성이 어려울 것 같은데도 그렇다.

대웅제약 대응에서도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염기서열 공개가 상대방 예기하듯 별 것 아닌 정도는 아니겠지만 국내 대표적 제약사로서 이 정도쯤 수모를 당했으면 속시원히 공개하고 버럭 화라도 한번 낼 법한데 그 얘기만 나오면 일단 한 발 물러서는 느낌이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 권리의 원천에 대한 확신은 있는 것일까? 대웅제약은 정상적 균주 채취 과정을 거치지 않아 권리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메디톡스가 경찰에 균주 도용에 대한 신고를 했는데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균주를 도용한 일은 결코 없다고 강하게 부인한다. 그러나 일관되게 펼치고 있는'염기서열 보다 균주를 추출하고 이를 제품으로 만든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주장은 그 뜻은 이해하되 현재 논란거리가 무엇인지를 상기하면 동떨어진 느낌이다.

대웅제약은 순수한 국산기술력을 통해 자체 개발한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이때문에 제품의 안정성과 제품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에서 승부하자고 이야기 한다. 또한 경쟁사가 밀반입 해 온 균주에 대한 법적 책임, 균주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경쟁사의 허술한 관리체계 및 처벌 등을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의 논란거리에서 보면 역시 동떨어진 느낌이다. 앨러간사 '보톡스'를 10여년이상 판매대행해온 입장에서 피해가고 싶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츠측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두 업체간 논쟁은 거칠어지고, 답은 보이지 않는다. 메디톡스는 국내 보툴리눔개발의 원조격이고,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제제 나보타의 미국FDA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는 등 연간 수천억대 글로벌 제품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나라안팎에서 외자사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반박에 재반박이 이어지며 제품의 품질이 아닌 균주의 출처에 대해 했던 이야기 또 하는 식의 제살깎아먹기식 소모적 논쟁이 결국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지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지금이야 말로 질병관리본부든 식약처든 전문성을 지닌 객관적 입장의 정부기관이 나서 공익적 차원의 중재와 심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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