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통증전문의, 주술기관리 '전천후 의사' 도약


중환자·응급의료서 중요 역할 수행…보조적 이미지 완전 탈피 필요

"앞으로 의료 환경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수준으로 인해 급변할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마취통증전문의들은 향후 병원 내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중환자실과 수술부, 응급의료에서 더욱 빛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국현 대한마취통증의학과학회 이사장(사진)은 오는 4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마취통증의학회 60주년 행사'를 앞두고 지난 2일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초기에 수술과 마취는 대등한 입장이 아닌 일방적인 관계에 의해 지속됐지만, 마취방법의 발전으로 마취의사의 지위는 외과의와 대등한 동반자적 관계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마취통증전문의가 외과계 의사의 보조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식한다는 것이 이국현 이사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마취 영역은 마취가 안전하게 수행될수록, 마취 자체에 대한 수고로움과 그 난이도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는데, 마취과 의사는 외과의사가 수술의 위험을 이겨내면서 복잡하고 침습적인 수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준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일선에서도 그리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일부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마취 영역에서 비(非)마취과 의사 혹은 간호사로 인해 학회에 보고·검토 요청이 들어오는 케이스가 1년에 70건에 이른다.

이렇듯 본연의 영역을 확실히 다지고 있는 마취통증의학과는 주술기의학(Perioperative Management) 체계 속에서 수술전후부터 통증·중환자 관리까지 보다 넓은 영역을 담당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나가있는 셰이크칼리파병원을 예로 들면 해당 병원 내에 마취과 의사만 10명입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에 모두 투입되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국현 이사장은 세계마취과학회가 그랬듯이, 단순히 마취통증전문의가 몇몇 영역에 투입되는 것이 아닌 수술전후를 포함한 전주기를 관리하는 위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를 위해 이국현 이사장은 학회 회원들이 평상시 시간을 할애해 외과의, 간호사, 환자 등 다양한 채널과 대화하고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일반 내과계 환자와 만성질환 환자는 다른 형태의 의료체계, 이를테면 원격의료나 컴퓨터 사이언스가 전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반해 마취통증전문의는 마취는 물론 환자안전과 수술환자의 회복, 통증치료, 중환자 관리, 소생술, 병원효율관리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학회 이사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는 "임기 동안 마취전문간호사 분쟁, 비마취과 의사의 프로포폴 가이드라인 마련 등 진료과 관련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면서 "마취통증의학과가 궁극적으로 주술기의학의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데 노력을 다했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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