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제약산업 약사들 개선방안 제언…모호한 정체성 방향잡아야

개국약사·병원약사에 비해 기반이 약한 '산업약사'의 활발한 사회진출을 위해서는 교육체계 개선과 연대가 절실하다고 강조됐다.

이는 현직 제약사에 근무하는 약사들이 지난 9일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약사학술제'에서 '산업약사 직능발전 방안 포럼'을 통해 제언한 내용이다.

'산업약사 직능발전 방안 포럼'에 참여한 현직 제약사 근무약사들(왼쪽부터 다림바이오텍 전무, 윤상이 한국오츠카제약 팀장, 김건 동아제약 연구원)

가장 먼저 발표한 다림바이오텍 김상기 전무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산업 약사 직능에 대한 정의와 정보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산업현장에서 약사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있다"며 "병원약사가 주로 의료계를 상대로한 직능개발 추진한 반면, 산업약사는 개념이 모호해 산업약사 개개인의 역량강화를 통해 전체 직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산업약사'라는 직능개발의 방향성이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약학대학 등에서 학생들에게 산업약사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해줘서 초기 진로지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하는데, 대학과 약사사회가 정보교류를 통해 현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이를 위해서는 약학대학원의 커리큘럼이 변해야하는데, 변화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대학과 약사사회, 약학교육협의회 등이 유기적으로 참여해 적극적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오츠카제약 윤상이 팀장은 제약 현장에서 느끼는 약사 롤모델 부재를 언급하며 산업약사들 연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윤 팀장은 "약사로서 제약사에 근무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약사처럼 일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듣고, 약사임을 배제하고 일할 때 인정받는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 회사에서 근무했던 약사들이 다시 약국으로 돌아가고 그 자리를 다른 전문가로 채워지는 것을 봤다"고 실정을 설명했다.

현재 산업체에서 약사가 이탈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이유는 다르겠지만 고비의 순간에 쉽게 떠나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 때에 힘이 될 수 있는 롤모델이나 코칭이될 수 있도록 현장 약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아제약 김건 연구원은 약대생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커리큘럼 내용과 동아제약 사례를 들어 실효성 있는 약대 실무실습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제약사 실무실습에서 많은 약대생들이 본사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반면, 실제실습 기회는 공장업무에만 치중해 있다"며 "또 본사에서 교육하더라도 주요 커리큘럼이 정해져 있지 않아 PM이 시키는 단순한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마다 교육기회의 편차도 달라 어떤 학교는 여러 제약사를 섭외해 실무실습을 추진할 수있는 반면, 열악한 경우는 약대생이 직접 제약사와 접촉해야할 정도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사회·기업이 컨트롤타워로서 실습가이드라인을 현실에 맞도록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약학교육협의회에서 정립한 약무행정실습 커리큘럼이나, 병원약사회 프리셉터 양성교육처럼 표준안이 만들어진다면 실무실습에 익숙하지 않은 제약사들도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건 연구원은 "동아제약은 천안에 공장이 있는데, 같은 지역에 있는 단국대약대에서 실무실습 과정 중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약사가 제약사에 들어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우수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리큘럼 개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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