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마크로젠, 롱리드 시퀸싱 이용해 확립… 정밀의료 실현 선도 초석

최신 유전자 서열분석 기술인 롱리드 시퀀싱(long read sequencing)을 이용한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가 한국인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소장 서정선)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대표이사 정현용)은 한국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기술적으로 최고 정밀도를 갖춘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를 구축했다고 6일 밝혔다.

그 동안 사용된 인간 표준 유전체 GRCh38(Genome Reference Consortium human build 38)은 주로 백인과 흑인 일부의 유전체를 반영한 것으로 아시아인의 분석에 상당한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발표된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는 기존 표준 유전체와 비교해서 약 1만8000개의 구간에서 현격한 구조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인간 유전체 분석은 과학적 신뢰도와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의 국립생물정보센터(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에서 제공하는 서양인을 중심으로 하는 ‘GRCh38’을 전세계 공통 표준으로 하여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 표준 유전체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이 가지고 있는 특이적인 유전자 정보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질병연구 또는 신약개발 시 이러한 유전적 특이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항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는 이러한 서양인 중심의 표준 유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시안 표준 유전체 프로젝트(Asian Reference Genome Project)를 수행해 왔다. 그 첫 번째 연구성과로서 연구소는 2009년 7월 북방계아시아인의 전형으로서 한국인 ‘AK1’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하였다.

7년만인 2016년 10월 연구소는 국제 표준 유전체와 비교하여 분석을 진행하는 기존 방법 대신 롱 리드 시퀀싱(long read sequencing) 등 최신 서열분석 기술들과 신생 조합(de novo assembly)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한국인을 대상으로 최고 완성도의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를 완성하게 되었다.

네이처지는 전세계 언론에 배포한 논문 보도자료에서 “이번에 발표된 한국인 표준 유전체는 현존하는 유전체 중에 가장 완벽한(most contiguous) 표준 유전체이며 동시에 인종 특이적인 최초의 표준 유전체이며,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로써 미래 정밀의학에 사용할 수 있는 의학용 표준 유전체”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의 서정선 소장은 "이번 고정밀도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의 완성은 아시아 정밀의학 계획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소개하고, "아시아 국가/민족별 표준 유전체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45억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를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마크로젠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표준 유전체 구축 기술을 ‘지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GenomeAsia 100K Initiative)’의 연구 프로젝트에 핵심기술로 사용할 계획이다.

두 기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는 지난 2월 출범하여 향후 3년 동안 1200억원을 투자, 아시아인 10만명에 대한 유전체 정보 분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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