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진실 밝히면 세상 바뀐다…의료인권 향한 노력 지속’

“의료사고는 피할 수 없지만 절대 은폐하고 모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진실을 밝히면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전문가 한명 한명의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모임의 의미다”

▲ 이인재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대표

이인재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이하 의변) 신임 대표는 19일 의료전문지 법원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임 소감과 ‘의료인권’을 지키기 위한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의변은 의료소송에 관해 열정을 가진 전국 190여명의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들이 모여 보건의료분야 10대 판례 선정 및 발표(논문게재)와 법원(의료전담부) 검찰 간담회, 전문가 초빙 강의와 정례 워크샵 그리고 일본변호사단체와 국제교류를 하고 일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기관 연수로 인정받으며 9년간 활발한 활동을 통해 성장해왔다.

최근 5대 대표로 선출된 이인재 신임 대표(법무법인 우성)는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모이는 모임 규모가 20여명에서 40~50여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메르스나 다나의원과 같은 집단감염사고, 의료직역간 다툼 등 보건의료 분야에서 발생하는 각종 현안에 직접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공익적인 사건에 있어서 의료문제 변호인단을 만들어서 힘을 합쳤으면 더 좋지 않았을 까라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절차에 회원들이 조정대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의료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료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 법률구조를 할 수 있는 제도 등 의료소송 전문가 단체인 의변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살려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현장에서 마주친 억울한 의료사고를 당했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의료사고 당사자들을 위해 팔을 걷은 후배 변호사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울 계획이다.

지난 5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의변 정기총회에서 신임 임원진은 대표에 이인재 변호사, 고문에 서상수, 김성수, 채근직 변호사, 부대표에 서영현, 유현정, 박호균 변호사가 선출됐다.

그는 “사명감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인데 직접 전문성이 없는 변호사들의 경우 과실입증이 어려워서 SOS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소송의 노하우를 교육해주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의료 분쟁 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에 대한 제재가 이뤄져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인재 대표는 “진료기록이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작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진료기록은 의료인 측이 작성, 보관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 내용이 수정되거나 추가기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전자의무기록이 도입된 이후 환자 측이 열람복사를 하더라도 수정된 내용이나 삭제된 내용, 추가 기재된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의 위한 아낌없는 지원, 의료사고 줄인다”

한편 의료사고를 일으키지 않은 방법 중 하나로 전공의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아, 여유 있게 수련 받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전했다.

이인재 대표는 “의료사고라는 것이 경험이 많은 전문의들이 있을 때는 잘 안 일어난다. 전공의들이 정신없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전공의특별법을 포함해 모든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은 결국 환자 안전에 직결된 것”이라며 기동훈 신임 대한전공의협의회장과 간담회를 통해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건 사례의 꾸준한 전파와 안전을 위한 디자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최악의 화해가 최상의 판결보다 낫다는 얘기가 있다. 결국 소통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전문가를 향한 무조건적인 불신도 문제지만 의료진도 환자들이 있어야 의사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 즉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어려움을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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