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민 중앙의대 외과 교수 '잘못된 인식 개선' 당부

세계적으로 고도비만수술이 시작 된지 60년,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수술이 시행된 역사는 10년이 넘었지만 지난 2014년 故신해철 사망사건으로 인해 대중들의 인식은 여전히 차갑다.

▲ 박중민 중앙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오는 2018년 고도비만수술에 건강보험적용이 예정됨에 따라 관련학회와 관계자들은 이 같은 국민적 우려 불식을 위한 다양한 방안마련으로 분주한 가운데 안정성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외과 교수이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홍보이사인 박중민 교수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고도비만수술의 오해와 진실, 건강보험적용으로 인한 기대효과와 전망을 소개했다.

미용목적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위밴드수술의 높은 비중이 오해를 키웠다

“불과 5~6년전만 해도 의사들조차 고도비만수술의 종류와 효과, 필요성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박중민 교수는 고도비만과 일반비만은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를 둔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고도비만수술은 체형을 보존하기 위해 소화되는 과정을 바꾸는 수술인 반면 일반비만의 대표적 치료방법인 지방흡입술의 경우 체중을 빼는 것에 집중할 뿐 소화기가 바뀌는 구조가 아니다.

즉, 모든 수술은 생명연장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인데 고도비만수술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고혈압, 각종 합병증을 예방해 환자가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핵심 효과가 증명됐다는 것.

박 교수는 “오해의 시작은 단순히 ‘체중감량을 위한 미용목적을 위한’ 수술일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고도비만은 당뇨병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고도비만수술 방법 중 ‘위밴드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실제 위밴드 수술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해 2013년에는 다른 고도비만수술의 시행횟수와 적게는 5배, 많게는 7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표 참고)

▲ (표) 연도별 국내 고도비만수술 종류에 따른 수술시행 횟수. 위밴드 수술이 타 수술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 교수는 “고도비만수술은 바이패스, 위절제, 밴드술이 대표적인데 밴드수술의 경우 유독 개원가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타 수술에 비해 효과적이고 편리하다고 인식된 위밴드 수술이 최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외국에서도 점차 시행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잘못된 오해와 인식, 철저히 준비된 건강보험 적용으로 풀리길 바란다

“결국 인식의 문제는 보험급여 여부와 결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은 고도비만수술의 급여화가 예정돼 있어 이로 인한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고 오해가 끝날 것을 기대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박중민 교수는 현재 고도비만환자에게 수술의 당위성을 설명함과 동시에 관련된 모든 치료가 보험 인정이 되지 않으니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을 함께 하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인식이 바로잡히고 치료받는 환자와 치료하는 의사 모두 떳떳하게 수술을 받고 권유할 수 있게 하는 필수 조건이 건강보험적용”이라며 “이는 다른 비만 관련 질환으로 인한 보험재정 누수를 막는 방법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 교수는 해당 보험이 국민 전체의 건강과 재정 측면에서 합당한 이유를 갖기 위해 관련학회가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I지수에 대한 논의와 인증제도 도입, 어떤 수술을 항목으로 포함시키느냐가 바로 그것.

박 교수는 “명확한 BMI지수 설정으로 무분별한 수술을 막고 고도비만수술을 시행할 의료기관과 외과의에 대한 객관적 인증제도를 실시해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가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검증된 의사에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포함 예상 항목으로 바이패스와 위절제술, 위밴드 수술을 꼽을 수 있으나 세계적 추세의 변화와 시대상황에 따른 합리적·유동적 분석이 뒷받침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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