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할 고민 않고 바이오 뜨니 무임승차' 지적

제약협회가 ‘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 변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바이오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분위기에 편승한 ‘무임승차’라는 목소리와 함께 협회 정책·업무 철학 부재, 바이오업계 혼란 가중 등의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협회의 제약바이오협회 명칭 변경 추진 소식을 들은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제약협회의 행보에 비판적인 시각 혹은 의구심을 나타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 중견바이오기업 임원은 작심한 듯 제약협회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10년이 넘게 연구개발하고 제품 만들고 했지만, 그 힘들었던 과정에서 제약협회가 도와줬던 것은 단 하번도 없었다”면서 “이제 바이오가 뜬다고 하니 이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바이오업체 관계자도 “최근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은 대부분 바이오 분야에 집중돼있던건 사실”이라고 운을 뗀 후 “케미칼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상황에서 제약협회가 자연스럽게 회원사들의 업종 추가를 도와주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제약협회야 회원사 회비로 운영될 수 있었던 곳인데 반해 다른 바이오분야 협회들은 용역사업이 주 수입원일 정도로 열악한 재정 속에서 인프라와 제도 개선을 진행해왔는데, 아우들이 일군 텃밭에 형님이 와서 송두리째 가로채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제약협회가 추진하는 명칭변경이 구체적인 업무 계획 수립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협회는 바이오업계 인프라 구축, 바이오의약품협회는 제품 개발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면서 “제약협회가 바이오분야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전에 바이오 관련 부서를 만들었을 때 과연 어떤 성과를 냈는지도 되돌아 봤으면 한다”고 비꼬았다.

과열되는 협회 간 경쟁 속에 업체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제약협회 소속이 아닌, 타 협회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업체들의 소위 ‘줄타기’를 위한 눈치가 더욱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협회 간 경쟁구도가 심해져 바이오정책이 산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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