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체질 개선 기여 큰 보람'

1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최연소이자 최초 연임으로 제 18기, 19기 회장을 지낸 송명제 회장의 임기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까지 포함해 2년 6개월여 간 전국 전공의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송명제 회장은 임기동안 ‘전공의특별법’이라는 굵직한 법안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독립’을 이뤄냈다.

이에 본지는 송명제 회장을 만나 임기중 주요 활동사항과 소감을 들어봤다.

가장 잘 한 일은 전공의 특별법, 가장 못한 일도 전공의 특별법

“임기동안 진행한 수많은 정책사업 중에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공의특별법이지만 가장 아쉬운 것도 전공의특별법입니다.”

▲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그는 지난 2년간 맡은 회장임기 마무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일 전공의특별법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2월 23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특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하위법령 제정, 입법예고까지 일선 전공의들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대한의사협회, 의학회, 병원협회와 함께 TFT를 구성하고 정책수립과정에서 실익을 얻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송명제 회장은 전공의협의회를 위한 특별법이 아닌 전공의 회원들을 위한 특별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본래 계획했던 것 중 절반의 소득만 취해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며 “관련 단체들의 입장이 서로 달라 합의점을 찾는 것이 어려웠지만 자신들의 의견만 주장하면 누구에게도 이로운 법안이 될 수 없고 억울한 것 보다 아쉬운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한발씩 양보한 것이 다행이다”고 말했다.

특히 전공의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였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독립돼 앞으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송 회장은 “일각에서는 수련위원회 위원수가 병원협회나 의학회보다 1명 적은 것이 염려된다고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기존 전공의협의회가 수련업무에 참여했던 것은 제로에 가까웠다”며 “이는 일정부분 참여를 보장 받은 것이며 전공의들이 수련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정책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시대변화를 선배들이 이해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해 생길 부작용 또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평가위원회의 독립으로 다양한 의견을 유동적이고 탄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다자구조가 됐으니 전공의 특별법을 부정하거나 문제점을 우려만 하지 말고 개선 할 수 있는 방향과 정책의 불합리한 점 등을 지속적으로 개진해야 한다는 것.

반면 송 회장은 전공의특별법 급여부분에서 현실을 반영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그는 “현재 레지던트들의 가장 큰 불만은 근로의 조건도 조건이지만 그것에 대한 합당한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특별법 차원에서 보호하고 싶었지만 근로기준법에 이미 있다는 이유로 누락됐다”고 전했다.

전국 전공의들을 위해 뛴 대한전공의협의회 ‘워킹그룹’

“대전협은 전공의 회원들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때문에 이사진, 임원진, 회장단 등의 명칭이 아닌 워킹그룹이라 불렀습니다.”

송명제 회장이 이끈 제 18, 19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특별법 이외에도 동아일보와의 MOU, 전국 우리은행 지점과의 전공의 전용 금융상품 개발, 젊은 의사 포럼 개최, 해외 의사 자격증 설명회 등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대전협은 전공의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법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는 학회 토론회 및 국회 공청회 대부분에 참석했다.

이와 같은 추진의 원동력은 수많은 아이디어로 대전협의 정책수립과정에 참여해 체질개선에 앞장 선 ‘워킹그룹’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송명제 회장은 말했다.

송 회장은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협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열정적인 전공의들을 찾아 워킹그룹을 구성했다”며 “처음에는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 의견조율이 되지 않고 마찰이 빚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공의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 대전협 워킹그룹은 구성원들이 각각 제시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양보와 타협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노하우를 대한의사협회, 의학회, 병원협회와 함께한 전공의특별법 TFT 안에서 발현했다.

그는 “2주에 한번 씩 1년에 총 24회 워킹그룹 회의를 열었는데 이는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의 절반에 가까운 횟수다”며 “파트별 회의까지 따지면 150번이 넘게 모여 머리를 맞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경험은 친목협회의 성격이 강했던 대전협의 체질이 정책단체로 변모되는 개선을 이끌어 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을 위한 대전협이 아닌 전공의를 위한 대전협 정신 이어지길

송명제 회장은 지난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경기도의사회 주최로 열린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 추모 및 현지조사 개선 촉구 결의대회’에 참여해 현병기 경기회장, 추무진 의협회장, 임수흠 의협 의장, 김숙희 서울회장 등과 함께 의료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 지난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 추모 및 현지조사 개선 촉구 결의대회'에 참여한 송 회장(사진 맨 왼쪽). 그는 의료계 현안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전공의이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그런 전공의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송 회장은 전공의 나아가 의사들의 생사가 걸린 불합리한 현안과 왜곡된 현실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대한전공의협의회라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대전협을 앞세운다고 지적하는데 대전협은 누가 앞세우는 단체가 아닌 앞장을 서야 하는 단체다”며 “전공의는 의사를 한 날 보다 할 날이 많기 때문에 잘못된 의료정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대전협이 일선 전공의들의 위상을 높이려 노력하면 대전협의 위상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며 차기 회장단에 대한 당부와 기대감을 동시에 밝혔다.

그는 “모든 단체는 회원이 아닌 단체의 이익을 위해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전협의 회비 납부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을 보면 임원진이 회원들을 위해 제대로 된 활동을 지속하게 될 때 회원들은 믿음을 보내주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 전공의를 위해 존재하는 전공의협의회의 의미와 가치를 차기 워킹그룹이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