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서비스 병동 환자 무리한 요구…폭언, 성희롱 등에 간호사 무방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불필요한 감정노동으로 인한 자존감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현장경험을 말하다’란 주제의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순천향대부천병원 민송희 노조 위원장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충분한 홍보 없이 시작돼 병동환자 및 보호자들 중 일부가 간호사를 마음껏 부려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환자들이 서비스를 잘못 이해해 간호사들에게 막말과 폭언을 통해 위협을 주는 행동을 일삼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 중인 한 대형병원의 간호사는 “간호사 콜을 불러 급하게 뛰어 갔더니 바로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음료수나 음식을 꺼내 먹여달라고 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남자 환자가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며 마사지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간호사를 마치 하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정체성의 혼란까지 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인하대병원 신승일 노조위원장은 “불필요한 간호 행위 요구를 방지하기 위한 간호행위별 수가 도입을 검토해야 하고 팀제 운영이 불가피한 만큼 간호조무사와 병동도우미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건보공단 정인영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추진반 팀장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정인영 팀장은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일부 환자들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1분짜리 동영상을 배포해 병원 로비에서 반복 상영하도록 했으며 병원 자체적으로도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의 인식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공식적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사 근무실태환경에 대한 연구 자료가 없기 때문에 올해 안에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모니터링 해 그에 맞는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간호협회 관계자는 “인식개선도 중요하지만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간호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보장돼야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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