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 리더십 함양 위해 ‘의권기금’ 쾌척

“아직도 의료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여성들의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남녀가 평등을 이루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고 봅니다.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여성들이 자기개발을 통해 역할을 더 높여야 되며, 특히 리더십 역량을 쌓아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기금이 우리 여의사들이 발전하고 성장하는데 작지만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여의사, 리더십 역량 키워 능력으로 인정 받아야'

▲ 김용진 전 한국여자의사회장
김용진 전 한국여자의사회장(연세의대 외래교수)이 7월 11일 열린 한국여자의사회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자리에서 여자의사회원들의 권익을 높이고, 젊은 여의사회원들의 리더십을 함양하는데 써달라며 '의권기금'을 전달해 행사에 참석한 동료와 후배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용진 전 회장이 기탁한 기금은 여자의사회의 9개 상설위원회 중 회원들의 권익신장 및 리더십 함양, 여의사 정책 발전 등을 목적으로 구성된 ‘의권위원회’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날 '의권기금'을 기탁한 김용진 전 회장은 지난 4월 한국여자의사회 제60차 정기총회에서 '제7회 한독여의사 학술대상'을 받은 존경받는 여의사지도자로 꼽힌다.

특히 '한독여의사 학술대상'은 그동안 주양자 전 국회의원·박양실 전 보건복지부장관·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서현숙 전 이화의료원장·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장·박귀원 중앙의대 임상석좌 교수 등 내로라하는 여의사 지도자들이 받아 상의 권위를 말해주고 있다.

'제7회 한독여의사 학술대상' 받은 존경 받는 리더

김용진 전 회장은 이 처럼 큰 상을 받은 지도자 답게 여의사 후배와 여자의사회라는 조직을 귀하게 여기고 이번에 '의권기금'을 선뜻 내놓아 동료와 후배 여의사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김용진 회장은 "얼마되지도 않는 돈"이라며, "액수 보다 '의지'를 기증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몸을 낮췄다.

그럼에도 지난 봄 '한독여의사 학술대상'을 받은 얘기를 꺼내자 "늦깍이에 시작한 공부를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평가해 주고, 공직생활과 단체활동에서 나름 기여한 일들을 높은 공적으로 인정받아 과분하다"고 말하고 "그러나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수상의 기쁜 마음이 식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실 김용진 전 회장은 연배로 볼때 한국여자의사회장직이 다소 늦은 시기였지만 의료사회에 대한 기여는 대단히 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체계 발전기여-만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특히 김 전 회장은 임상의사로서 일찍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으로 오랜기간 재직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체계를 확립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의료정책분야에 대한 공부에 열중하여 전문가적인 식견을 넓혀왔다. 더욱이 만학으로 보건학박사(2008, 가천대학교) 학위를 취득하여 주위의 귀감이 되었다.

또한 제24대 한국여자의사회 회장(2008. 5~2010. 4)에 취임한 뒤에는 그동안 축적한 행정적인 역량으로 회무 체계를 혁신했으며, 젊은 여의사들의 성적 차별과 성폭력 문제에 대한 조사 연구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쏟아 여의사회원들의 권리증진에 앞장서 왔다.

김용진 전 회장은 “처음 활동하던 시점과 비교했을 때 요즘 한국여자의사회의 위치는 분명히 달라졌다"고 말하며 "그래도 아직 과거에서 탈피해 변화를 도모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후배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국여자의사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의사들의 참여와 단합이 이뤄져야 하고, 다방면에서 여의사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들이 계속돼야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여의사 리더 지속 발굴하면 여의사 의협회장 시대도 올것

이와 함께 김 전 회장은 “우리 모임의 최근 10여 년의 획기적인 발전 배경에는 리더십을 갖춘 훌륭한 리더들이 다수 배출된 덕분이었다”며 “앞으로도 여자의사회라는 조직에서 새로운 리더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면 언젠가는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여자의사가 오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밝혔다.

한편 이날 여자의사회 행사에서 이뤄진 '의권기금 전달식'에서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장(충남대병원장)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김용진 회장 재임 시절 총무로서 바로 옆에서 조직을 키우고 위상을 높이며, 시스템 발전을 위한 제도화에 앞장서 온 김용진 전 회장의 분주한 모습을 보고 생생하게 배웠다"며 입을 모아 존경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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