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회 대토론회…심화실무실습 수요공급 불균형·부실운영 등

'6년제 약대교육'이 심화실무실습교육 기관 부족, 부실운영 등 다각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약학회·한국약학교육협의회·한국약학교육평가원은 지난 19일 '2016 대한약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에서 '약학교육 개선방안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든 '6년제 약대 교육'에 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주로 논의됐는데, 우선 발제자로 나선 성균관대 약대 이석용 교수(사진)가 심화 실무실습기관의 부족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일어나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28개 약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공직과 제약사, 약국, 병원약국의 실무실습 교육 학생 수와 시간 등을 확인했다.

약국 실무실습 중 필수실무실습은 조사에 참여한 1500여명 전체 학생의 32%가 종합병원 문전약국에서 교육을 받고 있고, 처방 100건 이상 약국은 52%, 100건 미만 약국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이 전체의 16%로 나타났다.

병원은 한해 1500명 학생이 필수실무실습 교육을 받고 있는데, 심화실무실습 교육을 받는 학생은 전국에서 360여명(24%)에 불과했다.

특히 제약사의 경우 총 1529명이 실무실습에 참여한 가운데, 심화실무실습을 받는 학생은 전체 실습 교육 대상 학생 중 86명으로 매우 적은 숫자였다.

이석용 교수는 "실무실습 교육의 효율성, 형평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며 "제약, 행정 실무실습 부실과 심화실무실습 절반이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무실습에 대한 제한사항을 완화하고, 표준교과과정과 각 약대의 자체기준을 조정하는 문제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경희대 약대 정세영 교수는 "실무실습기관에서 자꾸 제한사항을 두는데 약사회나 약교협 등에서 얼른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실무실습 교육과 관련해 학생들이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을 지 법적 지위를 보장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제약실무실습의 경우 기술유출을 문제로 GMP시설의 실습이 불가한 경우가 많고, 대학병원 등에서도 내부업무에 대한 여러 제한사항이 늘어나 '실무'에 대해 실습한다는 원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정 교수는 "표준교과과정이 최근 약교협에서 나왔는데, 지난해까지는 각 대학의 자체기준으로 평가되고 있었다"며 "각 대학마다 사정이 많은 다른 점을 감안해 운영할 수 있는 범위를 만들 수 있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무실습기관의 갑작스러운 스케줄 변경에 대한 곤란함을 토로한 사례도 있었다. 청중으로 참여한 충북대 약대 박일영 학장은 "6학년때 실무실습하면서 시간이 안 맞다보니 5학년 기말 이후 12월부터 되는대로 실무실습을 시행하는데, (각 실무실습기관에서) 해준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하는 등 펑크를 내면 스케줄을 갑작스럽게 바꿔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의 항의가 많은데, 시스템이 잘 안갖춰져서 이해하라고 답변할 때가 많다"며 "공급되는 전체 실무실습기관도 한계가 있어 충북대병원에서 50%도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약국업무를 하기도 바쁜데 학생들을 챙겨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는 약학분야 연구지원자 격감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기도 했다. 병원약사회 은종영 수석부회장은 "연구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대학원 취업보장이 되지도 않고 보수가 높지 않아 지원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세영 교수도 "학생에 대한 설득이 관건이다. 요즘 실무실습기관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기준이 보수 등 현실적 기준을 갖고 있는데, 연구직을 택하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서울대 약대 김상건 교수는 "연구분야가 소외 위축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약학을 베이스로 한 약사 연구자들의 특장점은 놓칠 수 없는 부분으로, 신약개발 제약산업 분야에 있어 전문가들이 약사로 있느냐 없느냐는 엄청난 역량차이가 있음을 여러사람이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의 자세도 바뀌고 교수들의 연구방향도 변해야할 시점으로, 임펙트 있는 연구주제와 교육문제가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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