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갑상선내분비외과 이용상 교수

방사성 요오드 치료시 타이로젠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없어

암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전이’와 ‘재발’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덩어리를 떼어 냈음에도 다시 암이 자라는 재발은 암 환자들에게 있어서 공포로 다가온다. 때문에 전체 암 중 재발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는 갑상선암은 수술 그 자체보다 ‘수술 그 후’가 중요한 암이다.


수술 후 적극적인 추적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이용상 교수(사진)의 말을 들어봤다.

“얼마 전 충북대병원에서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환자 10명 중 7명이 재발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발은 모든 암 환자들의 공통적인 걱정이지만 특히 갑상선암 환자에게는 큰 고충거리”라고 이 교수는 갑상선암 재발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통 갑상선암의 재발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 갑상선암의 생존율이 길기 때문에 환자 여명 기간에 암이 재발하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위암, 대장암 같은 다른 암들도 재발이 되는데 이들은 재발되거나 전이가 되면 이후 환자의 생존기간이 짧아진다”며 “상대적으로 갑상선암은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편이어서 여명이 길어지는데 이것이 마치 재발이 자주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갑상선암의 재발률은 평균 5~10% 수준이다. 즉 90~95%의 환자는 재발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재발은 초반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어떤 암이던지 1~2년 안에 재발이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암을 추적 관찰할 때는 5년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갑상선암의 경우 5년 생준율이 100%에 가깝지만 5년만 보고 완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5년 이후에도 평생 동안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의 추적관찰 방법으로는 초음파 검진과 혈액에서 나오는 티로글로블린(Tg)이라는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쓰인다.

환자는 수술 후 이 두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을 하게 된다. 추적관찰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3개월마다 할 수도, 6개월마다 또는 1년 단위로 하기도 한다.

현재 추적관찰의 가장 적확한 방법으로는 2010년 미국의 터틀 교수가 처음 제안한 ‘적극적 위험도 계층화(DRS)라는 것이 있다. 이는 ATA(미국갑상선협회)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세계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강력하게 권고하는 시스템이다. 수술 이후 환자의 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것이다.

초음파 검사와 티로글로불린(Tg)의 수치 검사가 그 기준점이다.

이 교수는 “두 검사를 통해 많이 진행된 암이라도 치료가 잘 되어 평가 결과가 좋았다면 환자의 향후 결과는 좋게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처음에는 초기에 병이 중하지 않았지만 치료 후 평가를 해봤더니 결과가 안 좋다면 나빠질 수도 있겠다고 예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수술로 끝이 아니라 수술 이후 적극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환자의 미래 상태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모니터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갑상선암을 절제한 환자들은 남아있는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게 된다.

이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복용하는 신지로이드라는 호르몬제의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 교수는 “신지로이드는 갑상선 수술 후에 없어진 갑상선을 대신해 외부에서 호르몬을 공급해주는 갑상선 호르몬 제제”라며 “방사성 치료를 할 때 신지로이드를 먹어서 TSH가 분비되지 않으면 갑상선 세포가 어디론가 숨어 버린다. 그래서 신지로이드의 복용을 중단하면 TSH가 분비되어 숨어있는 갑상선 세포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지로이드의 중단은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 교수는 “문제는 신지로이드를 끊으면 환자는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해 음주운전 할 때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사노피 젠자임의 타이로젠(성분명 타이트로핀 알파)은 인위적으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넣어주어 Tg값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신지로이드의 중단 없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 교수는 “타이로젠을 투여하면 신지로이드를 끊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겪지 않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또한 신지로이드 복용이 이어져 신장 기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타이로젠을 투여받은 환자와 신지로이드를 끊은 환자의 예후를 비교해 봤을 때 타이로젠 투여 환자의 상황이 더 좋았다고 한다.

다만 타이로젠 투여에 있어서는 아직 보험 혜택이 한 번만 되고 있어 환자의 부담은 숙제로 남아 있다.

이 교수는 “다른 암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갑상선암은 수술 후 적극적인 추적관찰이 반드시 필요한 암 중 하나”라며 “처음 치료가 가장 중요하지만 재발은 어떻게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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