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이동욱 보건산업정책국장

세계 경제는 제조업 경제를 넘어 디지털 경제로 진화하였으며, OECD는 2030년부터 바이오기술(BT)을 중심으로 IT와 나노기술 등 융복합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경제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70년대 중화학공업, 80년대 자동차·조선 등 중공업, 90년대 이후 지식 기반 경제로 대표되는 IT산업 등 주력 산업의 변화를 거치면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으며, 이제는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 바이오헬스 산업이 IT를 이어 한국 경제의 변화를 이끌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헬스산업은 국민건강 증진과 경제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유망산업으로, 첨단 과학기술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이다.

◇세계 제약산업 현황= IMS Health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규모는 2015년 1조 달러로, 향후 만성질환 급증 및 치료 기술 발달 등으로 인해 의약품 소비 증가에 따라 연평균 4~7% 성장하여 2020년까지 최대 1조 40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 등으로 인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파머징 국가의 시장 성장이 유망하며, 특히 러시아, 브라질은 연평균 10%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블록버스터급 신약 출시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특허가 잇따라 만료가 되는 등 의약품 R&D 생산성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의 해결책을 제공하며 기존 합성신약에 비해 개발비용이나 성공확률에서 유리하여 최근 맞춤의료, 유전체의학 등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아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2014년 기준 전세계 매출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이 44%에 이를 정도로 저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도 2011년 1410억 달러에서 2020년 2780억달러로 연평균 7.8%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2013년 전세계 의약품 매출액 상위 10개 품목 중 7개가 바이오 의약품이며, 이들 모두 50억 달러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바이오의약품이 제약시장을 주도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대안으로 건강·에너지·식량 등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정책을 수립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전략기술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R&D 투자 및 정책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아일랜드, 싱가포르, 스위스 등도 국가적 차원의 유치 전략을 마련하여 글로벌 제약 바이오기업의 연구 및 생산 공장 투자를 활발히 유치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잠재력=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약 19조억원(예상)으로 상위 10대 제약기업의 매출은 7조 9321억원으로 전년대비 22.6% 대폭 증가하였다. 이는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확대와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 등 글로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의 경영 실적이 대폭 성장한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한해동안 국내개발 신약 5개 품목이 잇따라 최다로 허가 획득되었고, 제2호 글로벌 신약 시벡스트로의 경우 미 FDA 허가(2014년 6월), EMA 허가(2015년 3월)를 획득함에 따라 미국·유럽에 성공리에 시판되고 있어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밖에도 2014년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의약품 중 신약(합성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신약) 개발 과제가 총 754건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국내개발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유전자치료제, 세포배양 백신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램시마주)를 출시하였으며 2018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줄기세포 치료제 7개 중 4개를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간 정부의 집중적인 R&D 투자로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과의 기술격차가 줄기세포치료제의 경우 2.8년, 유전자치료제의 경우 3.8년으로 선진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향후 첨단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된다.

◇정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의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2년 3월 시행) 및 제약산업 글로벌 10대 강국 도약 국정과제 선정(2013년 5월), 제약산업 육성 지원 5개년(2013~17년) 종합계획 수립(2013년 7월) 등에 따라 정부 주도로 제약산업 육성 의지를 대내외 표명하였다.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제약업계의 끊임없는 혁신에 힘입어 작년 한해 제약산업은 신약 연구개발과 수출 중심의 가시적 성공사례가 창출 및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한 해였다.

그간 성과를 토대로 2016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이라는 주제 하에 7개 부처가 공동으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실시(2016.1.18)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함께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지속적인 성공사례 창출 및 태동기 바이오의약시장 확대를 위한 범정부적인 신약개발 등 지원을 통해 제약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것이다.

2016년 주요 중점 추진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태동기 바이오의약품 R&D 집중 지원 및 부처연계형 사업 강화하고자 한다. 정부는 유전자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와 같은 태동기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비임상 중개연구, 임상연구 등의 R&D를 약 4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또한, 미래 유망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 R&D도 약 500억 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둘째, 유망 제약·바이오기업의 금융투자 활성화에 지원하고자 한다. 보건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제약, 의료기기, 의료기관 해외진출 등 보건의료 산업에 대해 성공사례 창출과 민간투자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공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2013년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10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초의 제약산업 특화 펀드가 출범하였고 이후 2015년 제2호 펀드 1350억원, 제3호 펀드인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가 1500억 원 규모로 올해 1월에 조성되었다.

셋째, 첨복단지 내에 임상시험센터 건립하고, 단지내 기업들에게 특허출원 심사비 감면 등 지원하고자 한다. 오송·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첨단의료복합단지내에 임상시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단지내 입주 기업과 신약개발지원센터 등 핵심시설간의 연계를 적극 지원하며, 입주기업의 특허 출원에 대해 우선심사신청료를 감면할 계획이다.

넷째, 현장·실무형 제약·바이오 인력 양성하고자 한다. 현장·실무형 제약바이오 인력양성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제약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 사업’을 통해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를 선정하여 제약, 바이오산업 분야별 인턴십 등 국내외 연수를 확대하여 신시장 창출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제조관리기준) 교육을 실시하여 현장실무형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다섯째, 바이오의약품의 신속 시장진입을 위한 규제 개선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자 한다. 의약품의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한 규제 개선 등이 이루어질 예정인데,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된 바이오의약품을 신속심사대상으로 추가하여 제품화 기간을 3년가량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신개념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개발이 증가함에 따라 선제적인 인허가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허가심사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고,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국가별 규제정보부터 시장정보까지 통합 정보를 ‘바이오 IT 플랫폼(www.bpis.or.kr)'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여섯 번째,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하고 자원하고자 한다.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근거하여 제약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자 신약 개발 R&D 역량과 해외 진출 역량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하고 있고, 올해 제 3차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제약산업 구조의 선진화·경쟁력 제고 도모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제약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해 나가는데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곱 번째, 신약 약가 우대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 지원하고자 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의 급속한 성장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해외진출과 바이오신약개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 협의체를 구성하여 바이오의약품의 약가 산정기준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덟 번째,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 공익적 목적이 큰 임상시험에 대해 통상진료비용(routine care cost)의 건강보험급여를 적용할 예정이다. 공익적 목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운영하여 실질적으로 공익성이 큰 임상시험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홉 번째, 제약산업의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제약기업 세제 지원을 내실화 하고자 한다. 제약산업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대규모 국부 창출이 가능하지만 고위험과 고비용, 오랜 개발기간이 소요돼 국내 제약업계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쉽지 않아 조세감면을 통한 신약연구개발비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 2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의약품 품질관리개선 시설투자 세액공제의 일몰연장(2016년말→2019년말)을 추진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외에도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여 조세지원 확대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지난해 제약업계는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을 포함하여 총 26건, 약 9조3천억원의 대규모 기술수출과 5건의 신약개발이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이뤄내 성장잠재력을 입증하였다. 이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내수시장의 성장한계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약업계의 끊임없는 혁신과 함께 정부의 연구개발 및 수출중심의 육성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스위스의 경우 제약을 포함한 화학산업의 수출규모가 총 수출의 40%가 넘는 등 스위스 경제성장의 핵심산업이며, 특히 글로벌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로슈는 R&D 집중 투자와 바이오제약시장 확대 등을 통해 세계제약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도 수준높은 생명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산학연 협력모델을 구축하여 2008~2013년까지 이스라엘 제약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30%나 증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우리나라도 작지만 강한 두 나라의 성공사례와 같이,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멀지 않은 미래에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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