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전무

▲ 이승규 전무
지금 우리 경제에는 희망의 불씨가 필요하다.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전망 보고서들은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모건스탠리의 ‘세계경제전망’보고서는 한국경제 성장률이 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현실화 될 경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0.7%를 기록한 이래 7년만에 최악을 기록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우리 경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6%에 불과했고,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경제성장률 마저 둔화돼 내수와 수출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작년의 연장선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결코 수수방관할 수 없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지난해 바이오분야에서 있었던 의미있는 쾌거들이다. 한미약품의 기술이전이나 셀트리온의 FDA승인 관련 긍정적 신호 등은 바이오의약 분야의 밝은 비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더 의미있는 부분은 굵직한 몇몇의 바이오의약분야의 성공사례만이 그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이오 분야는 그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의 회원사 중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성공사례를 몇가지 소개한다.

유전체 전문기업 마크로젠은 영아의 DNA칩을 이용해 염색체를 분석하는 ‘게놈 스캐닝’과 산전 유전체 검사 서비스인 ‘패스트(feast)’를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론칭했고, 전세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고령 산모가 늘면서 산전 검사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산모의 혈액만으로 태아의 DNA를 분석해 기형유무를 알 수 있는 서비스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마크로젠의 서비스는 기존 양수검사 보다 편리하면서 정확도가 99%에 이르러 효과도 입증된 경우다.

휴젤은 보톡스와 필러, 의료용 실을 이용한 시술용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651억원과 영업이익 178억원을 거뒀다. 휴젤의 작년 성공포인트는 K뷰티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에서 한국의 미용 및 성형 분야를 큰 인기를 끌면서, 휴젤과 같은 한국의 뷰티 미용 관련 기업의 제품이 덩달아 매출 호조로 이어진 케이스다.

휴젤의 대표제품인 보툴렉스라는 보톡스 제품은 지난해 12월 美FDA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받았고, 최근에는 폴란드 임상 3상 시험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진출의 가시적 행보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 효소 전문기업인 아미코젠은 국내외 특허를 획득한 분자진화기술로 개량한 효소를 활용해 건강기능식품 소재 및 의약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특수효소, B2B와 B2C를 아우르는 바이오신소재부터 면역 및 진단 시장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세계 15개국에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며, 아미코젠차이나와 상동 아미코젠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한 바이오 의약품 산업 및 헬스케어 분야를 확대해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탈을 통해 글로벌에 진출한 바이오벤처사도 있다. 전문의약품과 국소마취제 전문 바이오 기업인 휴온스는 중국시장 진출을 검토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소개로 중국 바이오 벤처회사인 노스랜드와 조인트벤처로 ‘북경휴온랜드’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때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중합작법인설립에 38억원을 투자했다. 휴온스에게는 자금 확보의 기회를, 벤처캐피탈에게는 기술력 있는 합자법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교환한 것으로, 일종의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예로 든 것은 모두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사의 이야기이지만, 이들은 바이오 분야의 수많은 성공사례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다양한 소재와 접근방법으로 내수는 물론 글로벌을 공략하고 있다. 그 성공의 밑바탕에는 그 동안 물심양면의 정부의 지원도 있었지만, 업계들이 자생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벌인 치열한 노력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위기라고 말하는 지금, 바이오가 기회로 작용하려면, 정부는 물론 민간의 투자가 다양한 바이오 기업에게 돌아가 바이오 산업 전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덧붙여 바란다면, 바이오산업이 그 범위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기존 산업에 새로이 추가되는 산업군이 아닌, 모든 산업에 바이오를 접목함으로써 전 산업이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그린오션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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