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리베이트 영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제약사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듯 싶다. 자칫 업계에서 손가락질 받고, 외부 수사기관의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돼 패가망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있은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난 제약협회 이행명 이사장-이경호 회장 신 집행부의 리베이트 척결 의지는 생각 이상으로 단호했다.

'리베이트 척결 없이 글로벌제약 도약 없다'는 지론의 이경호 회장의 리베이트에 대한 문제의식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이행명 이사장은 한술 더 떴다.

이사회 설문조사를 통해 리베이트 혐의업체로 반복 지목되는 업체의 명단공개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간담회 이후 확인한 사실이지만 대외 공개의 의미는 아니었다. 이사회 정멤버(위임 참석자 배재)들이 참석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만 명단을 공유해 혐의 업체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그러나 50여명 참석자들에게 공유된 정보가 업계에 회자되지 않을 리 없고, 언론이 모를 리 없다. 사실상 공개되는 것이고, 해당 업체는 업계의 눈총을 감당해야 한다. 또한 그렇지 않아도 귀를 쫑긋하고 있는 사정기관의 먹잇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의 이행명 이사장의 리베이트 문제에 대한 돌직구성 발언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행명 이사장은 "욕 먹을 각오가 돼 있다, 원망 받고, 욕 듣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는 "제약산업 종사자들은 자숙해야 한다. 겉으론 협회 정책을 문제 삼으면서 뒤로는 할 것 다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요즘 남들이 리베이트 안하니까 그 효과가 배가된다고 신나하는 업체들이 분명히 있다"며, "이런 업체들은 자숙해야 한다. 유능한 인재들이 제약산업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리 없다"며, "리베이트 설문조사가 용두사미식 결과가 돼서는 안된다. 고발은 아니더라도 명단공개는 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행명 이사장의 이같은 단호하면서도 강경한 태도는 리베이트에 관한 제약협회의 분명한 입장을 대내외에 천명하는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의 제약산업에 대한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 다수의 다양한 대중매체들이 참석, 특히 리베이트 척결 등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행명 이사장은 중견기업의 오너 이다. 그의 명인제약은 이가탄으로 대표되는 일반의약품과, 정신과 영역 등 차별화된 전문의약품으로 제품 구성이 이뤄져 있다.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위(오너)나 거래처의 눈치보기에도 자유로운 위치라는 의미이다.

자수성가형으로 집념 있고,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이행명 이사장이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리베이트 척결을 위해 사력을 다한 이사장'으로 자신의 이름을 제약史에 기록되도록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 아니었나 싶다. 중흥기를 맞은 제약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도 성공적인 이사장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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