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제38대 출범준비위원회는 지난 4일 조찬휘 회장에게 약사회 및 산하기관에 대한 개선안 보고서를 제출했다.

출범위는 "대한약사회, 화합·통합, 약학정보원, 의약품정책연구소, 약사공론 등 5개 분과에서 연구하고 논의된 내용을 10차례에 걸친 출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뤄 회원이 공감 가능한 내용으로 도출한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내용 중 주목할만한 것은 화합·통합분과의 조직·인력 개선안이다. 여약사 부회장 폐지와 약사회장 4년 단임제까지 굵직한 개선안을 여럿 발표해 조직개편에 대한 약사사회 바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면면을 살펴보면 야심차게 공개된 개선안 중 불안한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여약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회무에도 다수 참여하는 현실을 반영해 '여약사 부회장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안에 대해서 반대목소리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출범위 기자간담회 직후 열린 이화여대 개국동문회의 긴급 회견은 이러한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지율이 높은 이대에 왜 약속된 여약사 부회장 자리를 주지 주지 않느냐'는 주장의 진위여부를 차치하고서도, 약사회 내부에서 여약사 부회장에 대한 수요와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여약사 부회장 폐지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선거과열 방지와 국회회기에 따른 대관효율을 근거로 든 '약사회장 4년 단임제' 역시 바로 적용되기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국회 회기와 맞춘다는 취지를 살펴보면, 조찬휘 회장의 임기는 2019년까지이지만 20대 국회 회기는 2020년까지로 1년 간의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조찬휘 회장이 1년을 연임하기도, 1년 짜리 약사회장을 위한 선거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또 이미 재선한 조찬휘 회장까지만 회장직을 연임하고 이후에 단임제로 맞추는데에 회원 여론이 따라줄 지도 불확실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노숙희 출범준비위원장도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가 모두 실현되는 것은 아니며, 단기과제와 중·장기 과정이 분류돼 있다"며 "최종적으로 집행·운영해 나가는 것은 회장의 의지이고 집행부의 권한"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새 집행부가 제시한 개선안이 공수표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만한 논의과정과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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